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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역의 실장석 -4-

 

실장석애호파의 대부분은 실장석을 [똑똑하고 귀엽다]고 평가한다.
확실히, 똑똑하고 귀여운 실장개체는 존재한다.
그 탓에, [똑똑하고 귀여운 실장석의 권리를 지키는 운동] 이 커지고
마침내 조건부지만 실장석의 고용이 법적으로 인정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권리라는 것은 책임에 의해 확보되는 것이다.


고용된 실장석은 정말로 행복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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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駅舎)의 실장석 (4/5)
~ 역내 국수집의 실장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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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역에는 식사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최근에는 제법 화려한 카페부터 제대로된 중국음식을 먹을 수 있는 가게까지 있어서,
이용객을 질리게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중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곳은 역시 서서먹는 국수집 스탠드일 것이다.
물론, 큰 역의 경우는 국수 말고도 파는 경우가 많다.


그 남자도 문득 들린 가게에서, 국수 외에 튀김도 주문했다.
평소엔 일단 국수로 배를 채우고, 나중에 천천히 튀김을 맛보는 것이 저스티스한 남자였지만,
그 날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발 밑에 실장석이 있다.
들실장도 아니지만 누군가의 사육실장도 아닌 듯하다.
청색과 흰색의 앞치마를 달고, 손님의 발밑을 재주좋게 피해다니고 있다.

[어이, 주인장, 저거 뭐야?]
[아아, 가게에서 고용한 실장점원이다]
[어째서 저런 걸...]
[똑똑하고 일 잘하니까 어떻게든 고용해달라고 부탁받아서 말이지]
[유별나구만...]
[쓰레기 주워주는 대신 잔반을 주는 거라 손해는 없다고]

보면 점원석은 작은 집게와 쓰레받기를 들고, 손님 발밑의 쓰레기를 확실히 줍고 있다.
교육이 잘 된 것인지, 손님이 발밑에 놓은 짐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바닥에 튄 파, 떨어진 나무젓가락, 먼지덩어리 등을 한데 모아서, 낮은 위치에 설치된 쓰레기통에 담고 있다.

남자는 실장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싫은 건 아니지만, 굳이 뭔가 먹고 있는 장소에서까지 보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얼른 먹고 가자라고 생각했지만, 손 앞에 있던 나무젓가락이 어느 사이엔가 없다.
바닥에 떨어져서, 그대로 점원석이 회수한 모양이다.

어쩔 수 없이 이쑤시게로 튀김을 찔러 먹으려 한다.
그러나, 오래된 기름으로 튀긴 딱딱한 고기는 이쑤시게로는 잘 찔려서,
괜히 지나치게 힘을 준 탓에 입으로 들어 올리는 도중에 부러져서 바닥에 굴러 떨어져 버렸다.

그러자마자 점원석이 이쑤시게의 끝이 박혀 있는 튀김을 회수한다.
너무나 재빠른 솜씨에, 오히려 짜증나는 남자.
가능한한 그 모습을 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었기에,
튀김을 회수한 점원석이 그것을 아까의 쓰레기통에 버리러 가지 않은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남은 튀김을 적당히 집어먹고, 서둘러 가게를 나오려 한다.

[데에에에에에에에엣스우우우우우우우우우!!]

남자의 뒤에서, 지금까지 한번도 들리지 않았던 점원석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본 남자의 시선에는, 적색과 녹색의 진짜 눈물을 흘리는 점원석의 모습이 있었다.

[데에에에엣스! 데뎃스! 데에에에에!!]

화내고 있다는 걸 남자도 알 수 있었다.
겨드랑이에 뭔가를 안고 있길래 잘 보니, 아무래도 자실장 같다.
힘없이 흔들리며, 입은 반쯤 벌리고, 허공을 바라보는 자실장은 아무리봐도 죽어있다.

점원석에게 원한 살만한 일은 없는 남자가 당황하고 있자니 카운터에서 주인이 나왔다.

[뭐야 너, 손님에게 폐 끼치는 게 아니다!?]
[데뎃스! 뎃스! 데데!]

점원석이 맹렬하게 반론하기에, 주인은 벽에 걸어둔 링갈을 켠다.

[튀김을 아이에에 먹였더니 죽었다? 저 남자가 덫을 놓았다? 학대파다아?]
[데데스! 데스!]

확실히 자실장 시체의 뒤통수에서 이쑤시게 파편이 튀어나와 있다.
남자는 문득 사태를 이해했다.
저 점원석, 제법 큰 잔반쓰레기는 몰래 숨겨둔 아이의 먹이로 쓴 모양이다.

[그런 걸 주워 먹인 니가 나쁜 거잖나! 어째서 손님에게 불평하냐 이놈아!]
[데데 데뎃스 데스데------ㅅ스]
[아이가 죽은 것은 니 책임이잖아. 라고 할까 어째서 니 아이가 여기 있는거냐?]
[데]

굳어버리는 실장석

[너와의 계약은 이런 거였지?
하나,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워 깨끗하게 한다.
하나, 다른 실장석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그것이 안될 때는 나에게 보고한다.
그걸 실행하면, 매일 식사와 안전한 잠자리를 제공한다고]
[데 데스]
[다른 실장석이라고 하는 건, 물론 네 가족이나 아이도 포함되지만, 알고 있지?]
[데]
[그러면 어째서 가게 안에 네 아이가 있냐 이놈아!]

가엾은 점원석 (자업자득이지만)이 몸을 움츠린다.
입 주위가 기름으로 더러운 자실장의 시체가 털썩 하고 바닥에 떨어진다.

[도대체 어디에 숨겨놨던거냐!]
[데----!]

큰 걸음으로 가게로 돌아가는 주인.
그걸 뒤쫓는 점원석.
거기에다 어째선지 당사자가 되버려, 멍하게 뒤따르는 남자.

고맙게도 점원석은 낡은 에어컨 앞에 버티고서서, 한발도 못지나간다, 는 기백을 보이고 있다.

[거기에 숨겨뒀었더냐... 웁]

확실히 먼지투성이에 반쯤 거치대가 되버린 에어컨 뒤는 인간에게 있어서 사각이 된다.
그러나, 굽혀서 얼굴을 가까이 댄 주인에게는, 실장석 특유의 냄새와 함께, 조그맣게 [테치-] [레후-] 하는 소리가 들렸겠지.
울면서 주인을 토닥토닥 때리는 점원석.
말없이 일어서서, 카운터 안에 돌아가는 주인.

[데?] 하고 어리둥절해하는 점원석의앞에, 주인은 큰 솥에서 퍼올린 뜨거운 물을 냄비에 담아 돌아왔다.
그리고 주인은 사정없이 뜨거운 물을 국자로 퍼서 에어컨 뒤에 뿌린다.

철퍽

[렛뺘---!!] [테챠챠아!!] [테에에에에엥!!]

에어컨의 안쪽에서 새된 비명이 들린다.

[데! 데뎃스! 데-스-!!!]
점원석은 처음에는 절규하다가, 주인을 멈추려 달려갔다가, 소용없다는 걸 알고서는 에어컨 뒷편에 뛰어들어간다.
주인은 망설임없이 뜨거운 물을 국자로 뿌린다.


철퍽

[데쟈! 데데아--!]
[레...삐...]
[테치이이이이]

점원석은 마침내 에어컨의 뒷편에서 자실장을 한마리 끌어내어 바닥에 놓고, 다시 에어컨 뒷편으로 뛰어들어간다.
아무리 실장석이라 해도, 이 좁은 공간에서는 자실장을 한번에 한마리정도 밖에 옮기지 못하는 모양이다.

철퍽
[데! 데스우우우!]
[테...테...]

철퍽
[데에에에!]
[...테]

바닥에 끌어내어진 반죽음 상태의 자실장과 구더기실장.
뜨거운 물을 뿌리는 틈틈이 주인은 그걸 부젓가락으로 집어 눌러서,
끝짱을 내주고는 쓰레기통에 던져넣는다.

철퍽
[데! 데데에에!]
[테]
뿌직
[테베]

철퍽
[데갸아-! 데에!]
[레비이이]
뿌직
[레에]

필사적으로 자실장들을 구하려 하는 점원석.
그 행위가 결과적으로는 자들의 몸을 주인의 눈 앞에 늘어놓는 것이 되버렸다.
7 번 정도 왕복한 점원석이, 마지막 아이를 끌어내어 돌아왔을 때, 바닥 위에는 당연히 다른 자는 없었다.

[데에에?]

숨이 끊어질려고 하는 자기 자를 안고서 털이 거의 다 빠진 화상투성이의 머리를 좌우로 휘저으며, 주위를 찾아보는 점원석.
그런 점원석이 안고 있는 자실장을 주인은 부젓가락으로 집어올렸다.

[데데! 데데스-!]

링갈이 없는 남자도, 저건 분명 돌려줘, 뭐하는거야 라고 말하는 거라고 짐작한다.
주인은 점원석게서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그대로 반죽음상태의 자실장을 비틀어버리고는 쓰레기통에 던져넣는다.

[데]

그자리에 주저앉는 점원석.
그러나, 절망에 눈물 흘릴 시간도 점원석에게는 남아 있지 않았다.
7 마리의 자들을 눌러죽인 부젓가락이, 이번엔 점원석의 머리를 집는다.

[데데]
[안됐지만, 계약을 깬 이상, 너를 더 이상 똑똑한 실장석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어.]
[데!? 데데데!]
[죽일 생각은 없다. 그러나, 더이상 우리 가게에서 쓸 생각도, 가게 안에 들일 생각도 없다.]

실장복에 꿰메어진 앞치마를 뜯어낸다.
그 밑의 실장복도 같이 찢어지지만 주인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

[데아-!]
[자, 어디로든 가버려라 분충]

부젓가락채로 가게 밖으로 내팽개쳐진 전 점원석은 그대로 2, 3 번 튕기더니 움츠린다.
거기까지 하고서야 이제 주인이 남자에게 돌아선다.

[아아, 형씨, 미안허이. 서비스 권 줄테니까 봐달라고]
[됐어. 다시는 안 올거니까 괜찮아]

남자는 주인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한다.

가게를 나온 남자는, 그 가게 앞에 멍하게 움츠리고 선 점원석의 모습을 바라본다.
점원석도 천천히 머리를 돌려, 남자의 모습을 확인한다.

남자가 잠자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전 점원석... 이제는 화상투성이에 모든 걸 잃은 독라...는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정성껏 미소를 담고, 남자의 발밑에 다가와

[텟츄-웅]

아첨을 한발 날리는 것이었다.

쓸데없는 아첨이었다.
지금까지의 점원석으로서의 캐리어를 전부 날려버리는 듯한 그런 아첨이었다.

남자는 그냥 전 점원석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아첨을 날리려고 하는 전 점원석을 타 넘어, 큰 걸음으로 목적한 노선을 향해 가버렸다.


플랫홈으로 가는 남자의 등에
이제 두번 다시 실장석을 고용하고 있는 가게에는 가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남자의 등에
모든 것을 잃은 실장석이 계속 아첨한다.

붐비는 탓에 남자의 모습이 사라져, 소리마저 들리지 않게 된 후에도 전 점원석은 아첨의 포즈를 한 채로, 그 자리에 굳어버린 것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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