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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원

 

"경호원"

언제부터인가 그 자리에 곤타로 불리는 실장석이 살았다.
이름은 근처 아이가 너무도 당당한 분위기를 보고 문득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마라가 달려 있는 것도 아니지만 지금은 누구나 그렇게 부르고 있다.


공영 주택단지 뒤편에 작은 공원이 있고, 그 끝은 숲의 초입으로 이어지며, 거기에 참나무가 있었다.
곤타는 참나무 아래에 골판지 하우스를 만들고, 항상 그 앞에 서 있었다.


더운 날에도 추운 날에도 낮에는 골판지 하우스에 들어가지 않고 가만히 공원을 바라보고 있다.
그 모습이 왠지 쓸쓸해보여서 단지 사람들도 이 실장석에게는 왠지모르게 끌림을 느꼈다.
애호파야 그럴 만하지만 무관심파까지 그런 곤타에게 자주 먹이를 주곤 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실장석을 혐오하는 사람도 적지 않기 때문에 옹호파와 종종 충돌하고 있다.
혐오파는 실장석이라는 존재가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어느 날 혐오파 중 한명이 보건소 사람을 불러 곤타을 사로잡으려고 한 적이 있었다.
곤타는 보건소 사람을 재빨리 알아채고 숲 속으로 도망쳐 달아났다.
그 후에도 몇번이나 보건소 사람과 곤타의 술래잡기는 계속되었지만, 여러번 같은 짓을 반복하는 것에 보건소쪽이 포기하고 말았다.


곤타가 무사한 것을 확인하자 단지 주민들은 안심하여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런 곤타지만 인간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곤타의 소문을 들은 애호파인 남자가 길러주려고 다가온 적이 있다.
데려가려고 내민 손을 뿌리치고 쏜살같이 숲 속으로 도망쳐버렸다.
남자의 손에는 실장용 육포가 쥐어져 있었는데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아무래도 인간은 좋아하지만 길러지는 관계는 싫다고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곳에 사육실장이 되는 것보다 소중한 물건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공원 근처에 치요쨩이라는 소녀가 살고 있었다.
치요쨩이 초등학교 3학년이 될 때쯤, 곤타를 자주 만나게 되었다.
집에서는 애완동물 금지라 치요쨩은 곤타에게 찾아와 먹이를 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곤타도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치요쨩이 하는 일에 어울려주는 듯하다.


그런 것도 있어 언제부터인가 곤타의 주위에는 아이들이 모이게 되었다.
치요쨩도 친구인 마이쨩을 데려와 함께 놀았다.
공영 단지는 애완동물 금지라서 외동딸인 마이쨩은 곤타가 좋아졌다.
매일 치요쨩과 점심을 먹고 남은 음식을 가져와서 곤타에게 주었다.
두 사람은 학교가 끝나면 곤타를 공원까지 데리고 가 공원에 오는 아이들과 함께 놀았다.


마이쨩은 공영 단지의 카미야씨네 외동딸이지만, 어머니인 카미야 씨는 혐오파였다.
둘이서 사는 편부모 가정이어서 실장석과 관계하는 마이쨩이 걱정이었다.
잔소리도 해보았지만 마이쨩은 들은 척하고 있을 뿐이었다.
단지에 돌아가도 어머니는 늦게 돌아오니 마이쨩은 외로웠던 것이다.



그런 마이쨩에게 요즘 고민이 있다.
등교길에 편부모 가정임을 안 상급생 남자 두명이 괴롭히는 것이다.
그래서 마이쨩은 등교 시간을 늦추거나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숨어서 기다리거나 해서 놀리는 것이다.



그런 것을 치요쨩과 이야기하고 있는데 곤타가 "데스데스!" 가슴을 두드리며 맡기라는 포즈를 취했다.

"곤타는 무리야."

치요쨩이 말했지만 곤타는 같은 포즈를 반복할 뿐이었다.

다음날 아침 학교에 가는 마이쨩 앞에 곤타의 모습이 있었다, 콧구멍을 '흥흥' 넓히며 어찐지 자랑스러운 듯하다.
실장석의 뒤를 걷는 마이쨩은 "슬슬" 작은 소리를 내고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있던 장소에서 상급생 두 사람은 기다리고 있었다.


히죽히죽 다가온 상급생은 마이쨩 앞에서 두 주먹을 쥐고 있는 곤타를 발견하고 손가락질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와하하 이녀석 경호원인가봐, 웃기네!"
"야, 상대는 실장석이잖아, 죽여버리자구"

박장대소하는 상급생을 곁눈질하고 마이쨩은 "정말 죽을지도 몰라, 도망쳐" 곤타에게 말했다.

곤타는 고개를 젓고 조용히 자신의 팬티 속에 손을 넣었다.

"데샤아아"

소리를 지르며 팔을 치켜들어 반액체 상태인 대변을 있는 힘껏 던진 것이다.
한쪽 상급생에게 흩날리듯 "철퍽"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에에! 우..우에에에엑!"

"뭐하는거야 바보야! 상대는 실장석이라구!"

곤타는 이것을 예상하고 미리 팬티를 빵콘 상태로 만들었던 것이다.
차례차례 던져지는 액상의 똥, 상급생들은 급기야 울음을 터뜨리며 그자리에서 도망쳤다.

주변이 똥투성이로 참담한 모습이지만, 곤타는 도망치는 상급생을 끝까지 노려보며 금강처럼 서 있었다.
그 손에 똥을 꽉 움켜쥐어 액체가 뚝뚝 방울져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날부터 매일 마이쨩은 곤타와 함께 학교에 가게 되었다.
상급생들은 실장석 따위에게 졌다는 것을 참을 수 없어서 그 후에도 몇 번이나 마이쨩을 노렸지만 그때마다 곤타에 의해 똥투성이가 되었다.


실장석의 배설물이 옷에 묻으면 그 얼룩과 냄새가 좀처럼 빠지지 않는다,
매일 똥을 씻으려고 집에 돌아갔다가 어머니에게 혼나고 학교에 지각했다.
점점 그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괴롭히는 것이 바보같아졌다.


그 결과 어느 날을 기점으로 상급생들이 마이쨩 앞에 나타나는 일이 없어졌다.
그것은 실장석 곤타가 인간 아이를 이긴 것을 의미했다.


마이쨩이 "이제 곤타는 따라오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말하자, 이해했는지 그날 이후 보디가드로 붙는 일은 없어졌다.

그런 일이 있은 뒤 곤타의 명성은 혐오파인 사람에게도 조금이나마 인상이 바뀌어갔다.
곤타가 주변 주민들에게 해를 끼친 적도 없고, 떠도는 삶의 방식에도 호의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평화로운 날들도 오래 가지 않았다, 곤타에게 갑작스레 불행이 덮쳤다.

"데쟈아아아!"
"데부우우! 데규우우!"

곤타의 비명이 주위에 울려퍼졌다. 목에 철사가 감겨 질질 끌려 트럭 화물칸에 던져졌다.
지금까지 잘 피해다닌 보건소 직원을 우연히 만나버려, 회포를 풀듯 잡혀버린 것이다.

주민들은 그것을 멀찌감치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보건소 직원은 원래 주민 신고로 돌아온 것이다.

모두가 "곤타가 불쌍해.." "누가 어떻게든 해줘" 말할 뿐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없었다.
보건소에 붙잡힌 실장석의 운명은 일주일의 유예가 있는 개나 고양이와 달리 유예가 그날 하루뿐이다.
즉 그날 안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 한 약에 의한 살처분이 기다리고 있다.

모르는 사이에 끌려간 치요쨩과 마이쨩의 낙담은 상당한 것이었다.
특히 마이쨩은 곤타에게 어떤 우정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곤란할 때 도움을 줬는데, 곤타의 생명이 위험할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저녁이 되어도 울기만 하는 마이쨩을 치요쨩이 달래고 있었다.

바로 그 때 "저거봐! 곤타야" 누군가가 말했다.
얼굴을 올리자 곤타가 마이쨩의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이리로 걸어온다.

"마이쨩 저기봐, 곤타야" 치요쨩이 기쁜 듯이 말했다.

마이쨩의 어머니는 곤타가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보건소에 가서 구해온 것이다.
혐오파인 어머니였지만 경호원 사건을 듣고난 이후 그 평가는 변하였다.


△ △ △ △ △ △ 

"곤타! 밥 됐으니까 이리와"

단지 베란다에서 공원을 보고 있던 곤타가 마이쨩의 목소리에 뒤돌아보더니 "데슨" 한마디로 대답하고 방으로 돌아간다.
곤타는 그날부터 마이쨩의 집에서 길러지게 되었다, 반상회에서 특별히 곤타는 길러도 좋다고 의결된 것이다.
드디어 곤타도 길러지게 되었지만, 곤타 자신도 마이쨩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지금은 마이쨩의 사육실장이 되어 밥과 잠자리를 함께한다.

그래도 곤타는 틈만 나면 베란다에 나가 아파트 5층에서 공원을 굽어보고 있다.
골판지에 있었을 때는 버려진 공원에 주인이 돌아와주길 꿈꾸고 있었다.

만약 원래 주인이 공원에 나타난다해도 마이쨩도 있고 이제 곤타는 전혀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온 것을 왠지 바꿀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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