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레, 레츄웅~??"
엄지실장이 태어났다. 좁은 구멍을 통해 밝은 세상으로 빨려나온 엄지실장이 본 광경은 상냥한 마마와 우애있는 자매들, 귀여운 우지챠와 따뜻한 집이 아닌 온갖 비명과 단말마, 시끄러운 굉음이 사방에서 난무하는 지옥과 같은 풍경이였다.
"레...? 왠지 무서운 레치이...마마! 마마아-! 와타치 여기있는 레치! 와타치 무서운 레치! 오네챠! 우지챠!!"
엄지실장은 너무나 무서워 울부짖으며 친실장과 자매들을 불렀지만 이미 마지막 힘을 다해 뱃속에 남은 엄지실장을 배출하고 절명한 목이 반쯤 찢어진 친실장과 그 근처에 살점을 흩뿌려진채 잘게 다져진 고깃조각들만이 묵묵히 엄지실장의 대답을 거부할 따름이였다.
"...레킁! 레...렛?! 마마의 냄새인 레치!"
엄지실장은 아무도 대답없이 울려퍼지는 소음속에 킁킁거리다 친실장의 냄새를 맡을수 있었다. 자신의 턱받이를 킁킁거리던 엄지는 눈밑의 눈물자국을 슥슥 손으로 문질러 대충 지운지 활짝 웃으며 냄새의 근원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마마...?"
그곳엔, 거대한 사체가 누워있었다. 반쯤 찢어진 목가엔 흥건하다 못해 작게 웅덩이진 체액에선 진한 친실장의 냄새가 강렬하게 풍겨있었고 새파랗게 질린 얼굴엔 있어야할 것들이 몇몇 없었다. 한쪽 눈알은 사라졌고 길게 내문 혀는 너덜거렸으며 절제없이 벌어진 입안엔 이빨이 깨지고 떨어져 나가 듬성듬성 비어있었다.
"...레, 레푸풉! 치픕! 치풉!"
엄지실장은 흉물스러운 친실장의 모습을 보며 입가를 손으로 가린채 풉풉 거리며 피식피식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고 있었다. 양껏 부풀어 오른 뺨과 웃음을 참느라 벌겋게 변한 얼굴. 엄지실장은 결국 동족의 똥과 피로 점철된 축축한 아스팔트 위에 들이누워 배를 부여잡으며 빵 터진채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치프프프! 레프프프프!!"
엄지실장은 이미 죽어버린, 자신을 양육하지 못하는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한 친실장을 비웃으며 비틀거리며 일어나 사체에 발길질과 주먹질을 했다.
"하여간 쓸모라곤 우지챠 보다 못한 똥마마인 레치. 와타치는 이런 똥마마보다 훨씬 더 대단한 마마를 찾아가는 레치!"
엄지실장은 콧김을 내뿜으며 씩씩하게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배고프면 바닥에 널브러진 고깃조각을 주워먹고 목이 마르면 고여있는 어떤 동족으체액을 빨아 마시며 위풍당당하게 걷고 있었다.
"데잇! 데갸아! 데챠아아아! 데깃?!"
그리고 어느 순간, 엄지는 운명과 같은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하얀색에 적록색 얼룩이 잔뜩 뭍은 거대한 무언가가 성체실장 한마리를 처분하는 모습을.
뒷머리가 붙잡힌채 검고 딱딱한 바닥에 패대기쳐지는 성체실장의 모습은 추레하기 그지없었다. 노면에 부딫치며 생겨난 찢겨진 상처와 힘없이 입밖에서 휘날리는 반쯤 찢겨진 혀. 이빨이 있어야할 곳은 텅 비었고 상하로 붕붕 흔들릴때마다 진한 적록색의 액체가 사방에 흩뿌려지고 있었다.
"....레...에..."
뿌직뿌직 거리며 엄지실장은 인지하지도 못한채 탈분을 하지만 압도적인 거대한 무언가의 힘앞에 감히 쳐다보지도 못해야할 성체실장의 무기력하다 못해 쓰레기처럼 느껴지는 힘앞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왠지 모르게 무섭고, 두려웠지만 반대로 저런 엄청난 무언가가 친이 된다면 어떨지 생각을 하며 엄지실장은 흥분으로 얼굴을 붉힌채 달려가기 시작했다.
저것이다.
자신의 마마는 오로지 저것이다. 다른것 따윈 상상조차 할수가 없다. 성체실잘 마저 우지챠처럼 만드는 저것이 마마가 된다면 어떨까 상상을 하자 콧구멍이 마구 벌렁거리며 운치가 멈추질 않았다.
성체실장이 넝마, 혹은 누더기 마냥 걸레 쪼가리 처럼 너덜너덜해질쯤 엄지실장은 고개를 들어도 시야에 제대로 다 담을수 없는 무언가의 앞에 도착할수 있었다.
"오마에-!! 와타치를 길러라 레치이! 특별히 오마에를 와타치의 마마로 인정해주는...레짓!"
성체실장의 떨어진 머리통 아래에 자그마한 얼룩이 과거 그 아래에 무언가가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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