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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탄 왕자님



친실장이 잠자리에 들기전 딸들에게 들려주는 무서운 이야기

옛날 옛적에 마마 말을 안듣는 분충이 나쁜 인간에게 잡혀가 무서운 일을 당했다는 구전설화.

무서운 이야기에 자실장들은 담요로 쓰이는 낡은 천쪼가리에 몸을 숨기고 오들오들 떤다. 
자다가 팬티에 운치를 지릴 것만 같다.

친실장은 덧붙인다. 
마마 말을 잘듣는 예쁜 자들은 멋지고 잘생긴 백마를 탄 왕자님이 지켜준다고. 









그날도 친실장은  골판지 하우스의 위장을 보수했다.
하우스 외벽에 진흙을 펴바르고 한움큼 뽑아온 잡초풀을 지붕에 덮었다.

외진 언덕의 넓다란 풀밭에 꼼꼼하게 숨겨진 보금자리는 인간들의 눈에 쉽사리 띄지 않을 것이다.

인간에게 거두어져 길러실장이 되길 희망하는 한편, 둥지는 인간의 눈에 안띄도록 은폐하고 숨어사는 이중성.

친실장은 알고있는 것이다. 
모든 인간들이 자신에게 우호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한밤 중에 자던 중 골판지 하우스가 무너지고 밖으로 끌려가 무참히 휘둘러진 빠루에 머리통이 날아가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현명한 개체는 학대파 인간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골판지 하우스를 꼭꼭 숨기는것에 무척이나 정성을 들인다. 

친실장은 어린 시절 깨우쳤던 것이다. 

친실장이 아직 중실장이던 시절, 분충이었지만 마마가 차마 죽이진 못하고 쫓아냈던 자매가 학대파 인간을 골판지 하우스로 안내하여 일가가 몰살당한 일을.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홀로 독립한 친실장은 도심의 공원이 아닌 인간의 발길이 뜸한 교외에 보금자리를 틀고 일가를 꾸렸다.

또한 친실장은 언제나 자들에게 인간의 위험성을 교육했다.

인간을 피해서 사는 것은 보존식을 모으는게 조금 힘들어지지만 학대파나 하얀악마를 피할 수 있다면 싸게 먹히는 것이다.



공원과 달리 먹이를 두고 경쟁하는 동족이 없는 지역이라 해가 중천에 뜬 다음에야 친실장은 느지막하게 보존식을 수집하러 길을 나선다.

[“테추우~ 테치 테치 테치이~♪”]

친실장의 꽁무니를 일렬로 줄지어 따르며 신나는 노래를 조잘거리는 7마리의 자실장.

전부 하나같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가들.

자실장들은 한창 호기심 많고 뛰놀기 좋아하는 나이이다. 친실장은 보존식을 모으러 다닐때 자들을 대동하고 다녔다.

인간과 동족이 없어 안전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조용하고 놀거리가 없는 지역에서 마마를 따라나서는 나들이 시간은 자실장들에겐 몇 안되는 유희 시간이었다.

[“텟츙~텟츙~”]

[“테프프”]

친실장이 길에서 주운 바퀴벌레 시체와 땅을 파서 뽑아낸 지렁이가 오늘의 점심식사. 참새처럼 모여들어 까치발을 들고있는 자들의 오물거리는 작은입에 나누어 넣어줬다. 

벌레시체와 지렁이를 맛있게 오도독 오도독 질겅질겅 씹어먹으며 꺄르륵 거리는 아기실장들에게 체하지 않도록 꼭꼭 씹어먹으라 당부하는 친실장은 흐뭇한 미소가 입에 걸려있다.

배가 불러온 자실장들은 저마다 놀기 시작했다. 


호기심 많은 막내 7녀가 예쁜 나비씨를 쫓아 방방 뛰어다니고 있다.

3녀와 4녀는 진흙탕에 뒹굴더니 흙투성이가 된 서로의 모습을 보고 꺄르륵 웃는다. 


차녀는 지나가던 콩벌레를 흉내내어 몸을 둥글게 말고 데굴데굴 구른다.

차녀는 지나가던 콩벌레를 흉내내어 몸을 둥글게 말고 데굴데굴 구른다.

빨개진 얼굴로 팬티안에 손을 집어넣었다가 바위에 녹색 운치로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는 아이는 5녀.

먹성좋은 6녀가 땅에 떨어져 터진 버찌를 작은 선홍색 혀로 햝더니 신맛에 비명을 지르며 뱉어내는 모습이 귀여워 오네챠들이 웃었다. 

배려심 깊은 장녀가 혀를 내밀어 검게 물든 6녀의 혓바닥을 햝아줬다.

믿음직한 장녀의 통제를 따르며 자들이 뒹굴고 뛰어노는 동안 친실장은 도토리를 주워 치마폭에 한아름 모아들었다. 

들실장 일가에겐 매일매일 당연한 평화로운 일상,

갑자기 울린 경보에 평화로운 시간은 끝이났다





실장석 일가가 숨어사는 이 한산하고 안전한 지역에도 한가지 위험요소가 있었다.

언덕 근처 동산의 뒤편에 자리잡은 건물로부터 전자 벨소리가 메아리 친다. 
오래지 않아 어린 웃음소리와 조심성 없는 뜀박질이 부산스럽게 건물을 떠나 길거리에 퍼진다.

소도시의 교외에 자리잡은 초등학교의 하교시간. 
작은 닝겐들이 활보하는 시간이다. 

작은 인간들은 큰 인간들보다 훨씬 위험하다.

어리고 무지한만큼 윤리의식도 자라지 않은 어린이들은 제동없이 잔혹해지곤 한다.

실장석을 잡으러 다니는걸 귀찮게 여기지도 않으며 실장석을 가지고 놀다가 손이 더러워지는 것도 개의치 않고 쉽게 싫증내거나 지치지도 않는다.

친실장은 인간들이 다니는 학교나 하교시간이라는 개념을 알지는 못했으나, 벨소리가 울려퍼지고 왁자지껄한 고음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시간에는 큰길로 나가지 말고 둥지에 조용히 숨어있어야 한다는건 알고있다. 

보다 이른 시간에 하교를 하는 토요일.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닝겐들의 소리가 들려와 다소 당황했지만 이내 친실장은 침착해진다.

[“테챠아아아! 무서운 테치!”]

[“이모토챠, 큰소리 내면 무서운일 당하는 데스”]

[“작은 닝겐들의 눈에 띄면 안되는 데스. 자들! 조용히하고 어서어서 집으로 가는 데스!”]

초등학생들의 하교시간이 되자, 보존식 수집을 위해 자들과 큰길에 나와있던 친실장은 침착하게 자들을 이끌고 언덕에 숨겨진 골판지 하우스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실장석 일가가 초등학교 근처 언덕에 숨어산다는 것은 아직 어느 인간에게도 들키지 않았다.
평소대로 신속히 대피하여 해가 질때까지 숨죽이고 숨어있으면 오늘도 내일도 일가는 무사할 것이다.

[“마마! 안아주는 테치”]

골판지 하우스로 돌아온 친실장은 놀라 겁에 질려서 눈물을 글썽이는 자실장들을 한마리 한마리 꼬옥 안아주어서 진정시켜준다. 그 후 다시 한번 위장망을 점검하고 마지막으로 일가의 머릿수를 세어본다. 
하나, 둘, 셋, 넷...다섯, 여섯...

...여섯?

한마리가 없다. 

당황한 친실장은 골판지 하우스 밖으로 머리를 내밀어 주변을 두리번거려보고 자들을 일렬로 세워서 다시 한번 숫자를 세어본다.

혹시 자신의 치마폭에 숨어있나 팬티를 벗어보고 자들의 스커트까지 모두 들춰보고 마지막으로 운치굴까지 들여다 보곤 자 한마리가 미아가 되었다는걸 깨달았다.

없어진 것은 막내인 7녀.
개구장이인 7녀가 홀로 뒤쳐져 집으로 따라오지 않은 것이다.

조금 있으면 작은 인간들이 이 주변을 지날 것이다.
은신처 밖에 나가있는 것은 위험하다. 인간의 눈에 띌 위험이 너무 크다.

친실장이 식은땀을 흘린다. 

다른 자들도 7녀 이모토챠가 없어진걸 깨닫고 일렬로 주저앉아 테에엥 울기 시작하는 바람에 친실장이 황급히 윽박질러 다물게 했다.

마마를 따라 대피하는 것에 정신이 팔려 미처 7녀 이모토챠를 챙기지 못한 장녀가 책임감을 느꼈다. 

시간이 없다. 더 늦기전에  다시 큰길로 나가 7녀를 찾아서 데리고 와야한다.

[“마마! 와타시가 7녀짱을 데리고 돌아오는 테치!”]

용감하고 다정한 장녀가 골판지 밖으로 뛰쳐나간다. 

[“안되는 데스! 위험한 데스! 장녀어어어어어-”]

친실장의 제지를 뒤로하고 달려나간다.




[“테츄우- 테츄아~”]

[“키레이한 나비씨 와타시한테 오는 테치- 계속 도망가면 똥나비씨인 테치~”]

정신없이 나비를 쫓아 달리느라 마마와 오네차들이 황급히 집으로 대피하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꽃밭을 누비고 있는 개구장이 7녀.

7녀의 머리속에는 예쁜 나비씨를 잡겠다는 생각 밖에 없다. 
예쁜 나비를 데리고 돌아가면 오네챠들이 부러워할 것이다. 

마마는 언제나 그랬듯이 씩씩하다며 칭찬하고 안아주고 핥아줄 것이다.
어쩌면 특별히 보존식굴에 아껴놓은 쿠키 조각을 꺼내 오네챠들 몰래 입에 넣어줄지도 모른다. 

방실방실 웃으며 토실토실한 몸으로 지치지도 않고 뛰어다니는 7녀는 차마 깨닫지 못한다.

악마같은 작은 닝겐들 몇명이 언덕 근처를 지나고 있다는 것을.



아까 친실장이 보존식 도토리를 줍던 곳으로 돌아온 장녀는 땅바닥에 얼굴을 대고 쿤쿤거려 막내의 냄새를 추적했다. 

막내의 체취와 발자국은 평소 마마가 위험하니 나가지 말라고 했던 언덕 아랫길 까지 이어졌다. 

[“7녀!”]

수북한 풀숲을 헤집어 나아가던 장녀의 눈에 마침내 막내의 모습이 들어왔다.

한참을 뒤쫓던 나비는 놓치고 마마와 오네챠들이 보이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마저 잃어 혼자 바닥에 주저앉아 테에엥 테에엥 울고있었다.

멋대로 혼자 돌아다닌 개구장이 막내에게 화가 나긴 했지만 닝겐에게 들키기 전에 무사히 찾아낸 것에 안도하는 마음이 앞선다.

막내역시 울음을 그치고 활짝 웃는다. 

‘장녀 오네챠가 와타시를 찾아왔으니 이젠 무섭지 않은 테치. 새로운 나비를 찾는 테치’

분위기 파악을 못한 막내는 가족이 아직 근처에 있다고 믿고 안심하고선 다시 기운을 되찾았다. 

[“7녀! 이리 오는 테치!”]

7녀의 손을 잡아 끌고 데려가려고 했지만 다급한 장녀의 표정을 읽지 못한 7녀는 장녀가 자신과 술래잡기 놀이를 하려는 걸로 오해한다. 

[“치프프~”]

급한 장녀의 손을 요리조리 쏙쏙 피하더니 쪼르르 달려 도망간다.
7녀는 술래잡기라면 누구보다도 자신있었다.

[“7녀, 지금 놀때가 아닌 테치! 어서! 제발 집으로 가자 테치!”]

[“텟츙~장녀 오네챠 와타시 잡아보는 테츄♡”]

쫓아오는 장녀를 요리조리 따돌려 멀찍히 거리를 벌리고 스커트를 들어올려 팬티를 보이고 엉덩이를 흔들어 약올리기 까지 한다. 

닝겐들이 다가오고있다 상황파악을 못한 철없는 막내는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다. 장녀의 등줄기는 식은땀으로 흥건해졌다. 

나중에 마마한테 일러서 엉덩이를 잔뜩 때려줄테다 
이를 악물고 신나게 쌩 달려가는 막내를 뒤쫓기 시작한다. 

만약 냉정하게 말 안듣는 막내를 포기하고 이때라도 혼자 집으로 돌아갔다면 장녀만은 닥쳐올 비극을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비정함을 배우지 못한 것이 들실장으로서의 장녀의 단점이었다. 



[“야야 저기!”]

[“어? 참피다!”]

장녀가 헐레벌떡 쫓아갔을 때는 이미 늦었다. 
친실장이 그렇게나 피하라고 당부했던 것.

쓸데없이 넘치는 체력으로 생각없이 뛰어다니던 막내는 기어이 하교하던 초등학생들과 마주친 것이다. 

난생 처음보는 인간의 모습에 놀라 겁을 집어먹은 막내가 제자리에 돌처럼 굳어서 오들오들 떨고있다. 

[“테챠아아아!”]

기겁한 장녀는 뒤돌아 달렸다. 하지만 막내가 따라오지 않는다.

[“아싸 득템~”]

장녀가 뒤를 돌아보니 초등학생들이 앞니빠진 치열을 드러내며 씨익 웃으며 다가오고 있다.

7녀는 제자리에서 벌벌 떨면서 팬티를 녹색똥으로 부풀렸다. 

[“테치이…”]

7녀는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두 눈을 가렸다.

순진하게도 눈을 가리고 가만히 있으면 무서운 닝겐씨들이 없어질거라 믿고있는 것이다.

[“오마에! 제발 정신좀 차리는 테챠!”]

용맹하게 되돌아온 장녀는 막내의 목덜미를 잡고 질질 끌면서 달린다.

[“야 저년들 도망간다”] 

[“잡아!”]

[”테칫! 테칫!”]

힘차게 구령을 넣으며 달리는 장녀 
막내도 끌려가며 무릎이 바닥에 긁히는게 아팠기 때문에 가까스로 일어나 제발로 달리기 시작했다. 


비록 실장석이지만 쉽게 잡을 수는 없었다. 
길게 자란 풀이 무성하고 나무뿌리가 발을 걸어댄다. 

경사진 언덕을 익숙하게 달려 올라가는 두마리의 실장석.

초등학생 한명이 쫓아 올라가다가 앞으로 엎어졌다. 무릎이 까졌으나 포기하지 않는다.
흙투성이가 된 옷을 대충 털고 일어나 이를 악물고 끈질기게 실장석들을 쫓아간다.

[“테치이이잇!”]

막내가 똥을 너무 지린 나머지 묵직해진 팬티가 바닥에 끌리며 발을 잡자 
장녀가 급히 팬티를 벗겨내 던져버렸다. 

막내가 울먹이려고 하길래 운치굴의 추자들 것을 뺏어어 입혀주겠다는 약속으로 달랬다. 

진흙탕에 발이 빠져 실장화가 벗겨지자 주워 신으려고 되돌아가려는 걸 뜯어말리고 다시 달리는 동안 

가까스로 벌렸던 인간과의 거리가 다시 좁혀진다. 

이대로라면 잡히는 건 시간 문제. 

문득, 장녀와 7녀의 머리속에 평소 마마가 자들에게 자주 가르쳤던 당부의 말이 떠올랐다.
만일 인간에게 쫓기게 되었을 때 살아남는 방법.

[“테쥬바아아-! 테쥬아아아!”]

달리면서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두 마리의 실장석. 
노래라기 보다는 고함소리에 가깝다.

작은 체구의 몸에서 나오는 것이라곤 믿기지 않는 핸드폰 알람만큼 큰 소음에 인간들이 귀를 막았다.

실장석들은 방향을 꺾어 달리기 시작했다. 

종종 마마가 자들을 데리고 방문하던 비밀장소. 
잔잔한 옹달샘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마마는 항상 자들에게 당부했다. 

만약 인간에게 쫓기게 되면 일단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라. 
그리고 옹달샘이 있는곳으로 도망가라. 

옹달샘이 있는 곳으로 도망치기만 하면 백마를 탄 왕자님이 나타나서 나쁜 닝겐을 무찌르고 구해줄 것이라는 가르침.

닝겐이 쫓아오지도 않는데 큰소리로 노래부르며 찾아가면 왕자님이 화를 낸다고도 했다.

별로 귀담아듣지는 않았지만 마마가 늘상 말하던 ‘백마 탄 왕자님’이 어떤 것을 뜻하는지는 늘 궁금했다. 

뜻밖에 궁금증을 해소할 기회가 온 것이다. 





[“야 거기서!”]

[“헉..헉 저것들 진짜 빠르네”]

포기하지 않고 추격하는 인간의 손을 요리조리 피하며
크게 노래를 부르면서 달리는 두 자매는 숨이 턱 밑까지 올라왔다.

실장복은 너덜너덜 해지고 하얀 턱받이는 달리면서 흘린 침으로 흥건했다.

가까스로 울창한 나무숲에 숨겨진 옹달샘에 도달했다,

장녀와 7녀는 크게 합장했다. 

[“백마 탄 왕자님! 구해주는 테치!”]

마마가 말하던 백마 탄 왕자님이 나타날 차례였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백마를 탄 왕자님이 나타나 지켜주길 고대하던 장녀와 7녀는 
숨을 헐떡이며 뒤쫓아온 초등학생들에게 붙들렸다.

[“테챠아아아아아!”]

[“테..텟츄웅?”]

[“헉헉...잘도 튀었겠다.. 니들 이제 죽었어”]

[“킥킥..이런건 일단 벗겨놓고 시작해야지”]

언젠가 훔쳐본 어른들의 영화에 나온 대사를 폼나게 따라한다.

[“테치이이! 테에에에엥”]

줄줄 흐르는 운치에 손이 더럽혀지는 것도 아랑곳 않고 장녀와 7녀의 실장복을 찢어 나체로 만드는 초등학생들의 얼굴은 독기가 가득했다.

굵직한 나뭇가지가 팬티를 벗겨낸 장녀와 7녀의 총구에 박힌다.

[“치잇! 까아아아아아아악!!”]

[“그만 두는 테치! 그곳은 아가짱이 태어나는 소중한 곳인 테챠아아아!”]

[“이따이! 이따이요! 닝겐상들 살려주세요 테찌…”]

울부짖는 실장석들의 애원은 링갈을 가지고있지 않는 초등학생들에겐 우스꽝스러운 소음에 불과했다. 

물론 설사 실장석의 애원을 알아들어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

실장석을 꽃은 나무막대기를 들고 빙글빙글 돌리며 의기양양하게 돌아간다.

[“왕자님 어디있는 테치!? 마마! 왜 구해주지 않는 테치이!?” 똥애미 테치! 씨발년 테치!”]

눈이 뒤집어진 막내의 울부짖음

[“7녀! 이게 다 오마에 때문인 테챠! 네년 때문에 와타시가아아아아!”]

입에 거품을 문 장녀의 단발마. 

사로잡은 실장석들을 친구들에게 자랑하며 갖고 놀 생각에 들떠 의기양양하게 돌아가는 초등학생들.

학대파인 형에게 배운대로 집에 가져가 위석을 활성제 처리하면 적어도 일주일은 죽이지 않고 갖고놀 수 있다. 
뭐부터 할까? 라이터로 불고문을 할까? 두 마리를 싸움 붙여볼까? 

장녀와 7녀의 고통은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다. 

[“테챠아아아아아!”]

실장석들의 울음소리가 언덕을 떠나 멀어진다.



[“오로롱 오로롱..”]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나머지 자들을 이끌고 피난을 떠나는 친실장.
장녀와 7녀가 부르는 노래가 들린 순간부터 짐을 꾸리고 길을 나섰다.

운치굴에서 기르던 구더기와 추자는 장거리 여행을 위한 기력보충으로 모두 잡아먹었다. 

장녀 오네챠와 7녀 이모토챠가 오지 않았다고 칭얼거리는 자들을 엄하게 다그치고 최소한의 보존식만 싸들고 길을 재촉한다.

안전하고 먹이가 풍부한 보금자리를 떠나야만 하는 일가가 다른 보금자리로 이주에 성공하여 무사히 정착할 지는 미지수다. 
일가의 앞날은 앞으로 힘들어질 것이다. 

아마 장녀와 7녀는 이제 두번다시 보지 못한다. 

기껏 닝겐을 피해 숨어살아왔는데 장녀와 막내가 닝겐들에게 붙잡혔으니 이제 이 언덕에 실장석이 산다는 소문이 퍼질 것이다.

작은 닝겐들이 언덕을 샅샅이 뒤져 은신처가 발견되는 것도 이제 시간문제. 

전부 버리고 떠나야만 한다. 



백마를 탄 왕자같은건 처음부터 없었다. 적당히 지어낸 말이다.

닝겐이 쫓아오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라고 한 것은 닝겐에게 들켰다는걸 알리기 위한 경보음. 

도망치라고 가르친 옹달샘은 골판지 하우스의 반대방향으로 멀리 떨어져있다.

닝겐에게 발견되면 집으로 닝겐을 끌고오지 말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서 혼자서 죽으라는 것이다. 

장녀와 7녀를 버리는 건 슬프지만 구할 수는 없을 뿐더러 자기들의 자업자득이다. 
멍청한 자들이 집으로 학대파 닝겐을 안내하여 일가 전체가 몰살당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은가

언젠가 찾아올지도 모를 위험에 대비하여 자들을 시간벌이용 미끼가 되도록 교육하는 비정함은 들실장생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선 필수불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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