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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말

 

최근 '실장석들을 하나로 묶는 어떤 거대한 사념'이 있을 것이라는 설이 대두되었다. 일명 하이브 마인드, 집단지성 말이다. 그 근거로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살건 실장석들의 생각이 대체로 비슷비슷하다는 점이 제기되었다. 100이면 100마리가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실장석이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실장석이 단순히 멍청하고 단순해서 똑같은 생각을 한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멍청하다면 정말로 '사육이라는 행동의 의미', '스테이크, 초밥, 별사탕과 같은 요리의 존재', '거품목욕이나 침대 등 인간의 도구와 생활양식에 대한 지식 일부'를 가지고 있는 것이 가능한지?

또한 실장석에게 개체마다 있는 Fake Mistica, 즉 위석의 존재도 그 근거 중 하나였다. 실장석은 뇌로 사고하지 않는다. 뇌는 생존에 필요한 신체의 제어만을 담당하고, 대부분의 사고는 위석을 통해 한다. 때문에 위석이 깨지면 실장석의 정신 역시 문자 그대로 산산조각 나버림으로서 최후를 맞이한다.

그 이론에선 이 집단지성이 모든 실장석 개체를 하나로 묶고, 동일한 사고를 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실장석은 확실히 일반적인 동물과는 굉장히 다르다. 예를 들면, 그 위석이라는 것은 실장석의 몸에서 적출해도 기능한다. 신체에서 적출했음에도 본체에 영향을 주는 기관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여기서 연구팀이 제시한 것은 실장석의 뇌가 위석의 뇌파를 수신하는 기능을 가진 일종의 생체 수신기라는 설이다. 원거리 통신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실장석의 위석을 적출해도 그 기능은 유지된다는 것이다.

실장석의 가장 큰 신체적 특징인 위석(僞石, Fake Mistica)은 얼핏 보면 그냥 녹색을 띈 불투명한 광물질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섬세한 회로가 새겨진 일종의 컴퓨터 칩이라고 할 수 있다. 어째서 '가짜 돌(위석)'이냐면 실장석은 과거 독일의 생물학자 로젠이 발견한 7종의 아인종(일명 로젠 메이든이라 불린)중 하나인 '취성석'과 어설프게 비슷한데다, 그 아인종의 특징인 생명석 '로자 미스티카(Rosa Mistica)'와 매우 비슷한 기관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위석'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불행히도 현재는 그 로젠 메이든이라고 불린 7종의 아인종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고 실장석만이 지긋지긋하게 살아있다. 연구자들은 실장석이 취성석의 영락한 형태라고 보는 모양이지만... 어쨌건 연구에선 이 위석과 위석의 연결망인 집단 지성을 '네트워크'라고 부르기로 했다.

역으로 발상한다면, 네트워크에 인공적인 데이터를 삽입해 교란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른바 보안 취약점이라는 것이다. 실장석의 네트워크가 데이터 결함 체크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오염시키기는 더욱 쉽다. 하지만 네트워크를 교란하기 위해선 먼저 네트워크에 침입할 도구가 필요하다. 컴퓨터로는 불가능하다.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 계획은 일명 'AM(Artificial Mistica, 인공 미스티카)계획' 으로 불렸다. 말 그대로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 위석'을 이용해 실장석의 네트워크에 침입하는 것이다.

AM계획 실행 후 몇 개월, 마침내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 실장석을 컨트롤하는 '컨트롤러'의 개발이다. 위석 대신 AM에서 발신한 신호를 실장석의 뇌가 수신하도록 하는 것으로, 컨트롤이 가능해졌다. 소수의 개체만 컨트롤 가능하지만, 이것은 매우 획기적인 발명인 것이다. 곧 AM계획은 결실을 맞이하고, 실장석의 네트워크를 마비시켜 세계를 똥벌레들로부터 구원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연구팀 내에서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비극이었다.

실장석의 네트워크가 허술할 것이라고 생각한 우리는 뒤늦게 그것이 오판임을 깨달았다. 모든 네트워크에는 방화벽과 보안 프로그램 같은 방어체계가 있다. 실장석도 예외가 아니었다. AM을 네트워크에 침투시키자마자 네트워크의 보안책인 '그것'이 깨어났다. 그것은 AM을 무력화함과 동시에 보안 위반을 일으킨 외부 침입자를 '격퇴'했다. 말 그대로의 격퇴다. AM으로 침투를 시도하던 연구원 하나가 온 몸에서 피를 쏟으며 죽어버렸다. 그리곤 기괴한 모습으로 다시 일어나더니, 마치 실장석처럼 한 손을 얼굴에 대고... 나는 그 광경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 연구원들은 누구나 그자리에서 마치 실장석처럼 똥오줌을 지리며 달아났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도망친 사람들이 다른 방향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몇 명이나 희생되었는지 모른다. 그까짓 거 때려잡으면 그만 아니냐고 생각하는 배짱 좋은 학대파도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형체가 없는 것을 어떻게 죽일 것인가?

나는 그 사태로부터 3일간 캐비넷 안에 숨어 사태를 관망했다. 실장석 먹이용의 별사탕 소량이 주머니에 있었기에 이것으로 버틸 수 있었다. 바깥이 조용해지자 밖으로 나와 이 기록을 쓰고있다. 우리가 놈들의 네트워크에 침투했던 것처럼, 놈들이 우리의 네트워크에 침투하지 않기를 빌며 이 데이터를 전ㅅㅅㅅㅅㅅㅅㅅ송ㅅㅅㅅㅅ하ㅏㅏㅎㅎ하하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사마ㅏㅏㅏㅏ맛사ㅏㅏㅏㅏㅏㅅ사궷궷궷궷궷컴컴컴컴컴컴컴컴컴컴컴컴컴컴컴컴컴궷...................50303...13546177..........0x00451365....000....................................................................

데스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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