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겨울의 식용 실장석

 

겨울의 식용 실장석

***********************************************************************************************************************************************

이즈음 아침에는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도 큰일이다. 추워서 견딜 수가 없다.
잠이 덜 깬 얼굴로 부엌에 세수를 하러 간다. 양말을 신고 자기를 잘했다.
수도를 틀고 세수를 한다.

「데에···」 
「으잉?」 

아, 맞다. 어제 일인데, 택배가 온 것이다. 보낸 사람은 아부지. 배송물은 실장석.
하지만 들실장 따위가 아니라 엄선된 고급 독라양식실장, 즉 출산석이라는 물건이다.
태어나는 새끼를 사람이 먹는다. 자취하는 아들을 걱정해서 가끔 아부지가 직접
경영하는 목장에서 보내 온다. 그리고 그 놈이 우리에 갇힌 채, 신문지를 둘러 감고
추위에 떨고 있는 것이다. 냉장고 옆에서. 옷도 머리도 없으니 추위가 한층 더할 터이다.

「밥 먹을래?」
「데!?」 

어, 반응했다. 배가 한참 고플 것이다. 개수대 밑에서 연록색 실장 푸드를 꺼내 우리 안에 처넣었다.

「데스웅♪」

잠깐 설명을 하자면, 이 푸드는 태어나는 새끼의 체취를 지우는 특수한 것이다. 어쨌든 그렇다고 하더라.

「그럼, 먹는 중에 미안하지만…」
「데이? 데스 데스…」
(우적우적 와구와구)

[이놈아 먹는데 말 걸지 마라]고 하는 듯이 인상쓴 얼굴로 나를 째려본다···.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나 보군. 나중에 버릇을 좀 고쳐줘야 하겠는데.

「저녁 식사로 네 새끼들을 먹으려고 하거든. 오늘은 추우니까 따뜻한 찌개가 좋겠지. ···각오해라!!」
「뎃?! 데쟈!!!」

출산석의 눈에 냉장고에서 꺼낸 멜론 시럽을 떨어뜨리고, 나는 오늘의 볼일을 보러 옷을 갈아입고 외출하였다.

******************************************************************************** ***************************************************************

그리하여, 시각은 오후 4시 40분. 주위에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들 있는지
좋은 냄새가 길거리 가득히 풍기고 있다. 슈퍼에 가서 식사 재료를 고른다.
찌개를 끓일 때는 무엇을 집어넣든 상관없다는 건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정성을 들여 골라야지. 두부, 파, 팽이버섯··· 응? 곤약이 싸구나. 이것도 사자.
이만큼이면 충분할 것이다. 그럼, 갈까? 집에서 출산석이 기다리고 있다.

******************************************************************************** ***************************************************************

현관을 지나 부엌에 들어서자, 케이지 안이 떠들썩해졌다.
무사히 새로운 생명=나의 음식들이 태어난 모양이다.

「데스!? 데스 데스… 데츙♪」
「챠- 챠-」

부엌에 불을 켜자 부스럭 부스럭 하고 케이지 안에서 신문지가 움직거리고 있다.
그 앞에서 아양을 떠는 독라 출산석. 신문지로 새끼를 숨기고 아양을 떨어서 
속여보겠다 이건가? 움직거리는 신문지에서는 새끼들의 울음 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놈 봐라… 시덥잖은 수작을 부리는구만… 손봐주는 건 어지간히 해서는 안 되겠다.

「임마, 새끼들 내놔」
「데츙♪」 

아직도 속이려고 하는 건가? 어쩔 수 없으니 케이지 뚜껑을 열고, 출산석을 억지로 끌어냈다.

「데쟈!! 데쟈!!」

놔라 똥인간, 이라고 말하고 있을 것이다. 나를 향해 위협을 한다. 사정없이 한쪽
팔을 구부렸다. 나무 젓가락을 부러뜨리는 느낌과 함께 고무를 만지는 느낌.
그리고 우렁찬 격통의 비명.

「그럼, 시끄러운 놈은 내버려 두고」

신문지를 걷어내자, 동그랗게 몸을 말은 자실장이 6마리 있다. 하나 같이 8센티
정도 된다. 먹는데 거추장스럽지 않을만큼 딱 좋은 크기다.

「흠. 좋은 양식 출산석이라서 그렇군. 당연한가.」

케이지 안에서 한 군데 뭉쳐서는, 파들파들 떨고 있다. 그 나름대로 영리해
보이기는 한다. 들실장이라면 오랫 동안 살아갈 정도의 머리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 필요는 없다. 이 녀석들의 목숨은 길어도 수일 안에 끝난다.

「잘 부탁한다?」

식사 준비를 시작할까?




******************************************************************************** ***************************************************************

방의 탁자 위에 휴대용 풍로. 그 위에는 작은 사기 냄비. 그 냄비 안에 들은 것은
가다랭이 우려낸 국물이다. 미림하고 간장도 아주 조금 들어 있고.

「그럼, 오늘 저녁밥은 후타바 집안 전래의 순두부 찌개로 하겠다. 실장석은 곁들이지만 」

혼자서 선언을 하고, 탁자 위에 있는 재료들이 들어 있는 그릇을 본다.

독라가 된 (대변 제거 필수) 새끼 3마리가 떨고 있다. 과연 이제부터 자기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우선은 약한 불로 냄비를 데운다.
이건 목욕물 정도의 온도. 초장부터 물이 너무 뜨거우면 자실장이 바로 삶아져 죽어버린다. 
차근차근 순서를 밟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부를 포장에서
처음 꺼낸 상태 그대로 냄비에 넣는다. 이것이 중요하다. 자실장들이 근사한
액션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자실장을 넣겠다. 자, 목욕이다.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챠아아! 챠아아! 하고 바둥거리지만, 3마리 모두 냄비에 들어가자 따뜻한 물이
기분 좋은 지 황홀해 한다. 대변 제거를 하지 않았으면 금새 지리고 말을 만큼
기분이 좋을 것이다. 거기다, 두부를 쿡쿡 찌르거나 하면서 놀고 있다.
그래도 먹지는 않고 있지만. 즐거움으로 가득한 이 목소리, 하지만 이제 지겹도록 들었다.

「실컷 즐겼는가? 그럼 이번엔 나를 즐겁게 해다오. 요리는 눈과 귀와 혀 모두로 즐기는 것이다」

불을 세게 하고, 내버려 둔다. 그리고 몇분도 지나지 않아 순식간에 열탕이 습격한다.

「테쟈?! 테쟈!!!」
「테히!! 엄마!! 엄마!?」
「퉤!! 퉤!! 테엣!!」

온몸이 분홍색으로 물들고, 심각한 화상의 상태. 그리고 열로 입는 격통이 들볶는다.

「흠. 과연 식용 자실장. 생명력이 범상치 않군. 위석이 제법 잘 견디는데.」

등등 감탄하고 있으려니 자실장들이 다음 행동을 취한다. 열에서 달아나기 위해,
연한 두부를 뭉개고 안으로 파고 들어 간다. 두부도 뜨겁지만 국보다는 온도가 낮다.
이것이 보고 싶었던 것이다.





******************************************************************************** ***************************************************************

조금 재미있을 것 같길래, 휴대용 린갈을 틀었다.

「살아 남는 테챠!! 죽으면 안 되는 테치!! 빠져나가는 테챠!!」
「손이 움직이지 않는 테치! 싫은 테치!! 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엄마!! 어디 있는 테치!! 빨리 살려주떼챠!!」

이미 광란 상태. 열탕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하여 필사적이다. 체내는 삶아지고,
피부는 주르륵 벗겨지고 있다. 시험 삼아 발버둥치는 녀석의 등을 젓가락으로
쿡쿡 찌르자 부슬부슬 무너진다. 통각도 사라졌는지 알아차리는 기색도 없다.
그만큼이나 정신이 없는 것이다. 철컥,하고 린갈을 닫았다. 냄비 속에는 두부에
머리나 상반신을 집어넣고 움찔움찔 움직이는 분홍색 자실장들만 남았다.
가사 상태에 빠진 걸까? 실컷 즐겼으니 나머지 재료를 넣고 뚜껑을 덮었다.

그리고 잠시 동안 기다리자 완전히 삶아졌다. 냄비 뚜껑을 열자, 코를 자극하는
냄새에 식욕이 솟는다. 파도 곤약도 팽이 버섯도 잘 익었다. 무엇보다, 자실장이
파고 들어가서 죽은 두부가 기대된다. 이것을 가장자리부터 뭉개고, 안에서
새빨갛게 삶아진 자실장을 꺼낸다. 몸이 열로 경직되어, 바싹 오그라든 채
죽어있었다. 두 눈은 허옇게 부풀어 올라 있다. 여기에 꼬치를 꿰고, 먹는다.
베어물음과 동시에 육즙과 피가 흘러나오고, 단맛이 감돈다. 맛은 새우에
씹는 맛은 소세지. 이것 참 일품이다. 또 두부는 실장석 우려낸 국물이라서,
감칠맛이 나고, 이것 또한 젓가락이 절로 나아가게 한다.

결국 말끔하게 냄비를 비웠다. 만족스럽군.

******************************************************************************** ***************************************************************

그건 그렇고, 출산석과 나머지 자실장들을 처리해야지. 자실장들은
케이지에 던져 놓았다. 내일이라도 먹어치우면 된다. 평온하게 잠들
수 없는 하룻밤이라도 보내는 것이 좋을 거다.

「데에에에에에!!!!! 」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무분별한 악플과 찐따 댓글은 삭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