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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실장석의 일상

 


"테에..! 테에...스! 테챠!"

공원의 화단안에서 한 자실장 한마리가 흙바닥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눈이 아픈지 잠시 손으로 눈을 비볐고 흙투성이의 손에 의해 눈에 흙이 들어가자 따끔거리는지 벌러덩 뒤로 넘어지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테에에에에엥! 테에엔-!"

무언가 서러운지, 혹은 뒤로 넘어지며 뒷통수를 부딫쳐서 아픈지 자실장은 울기 시작했다. 한참을 울던 자실장은 눈물을 훔치며 꾸물거리며 일어나 하늘을 한번 보고선 다시 땅을 보기 시작했다. 졸음이 오는지 나른한 눈으로 고개를 꾸벅이면서도 바닥을 보고있었다.

"테츄~!"

무언가 발견한 걸까. 환한 웃음을 지으며 땅바닥에 손을 대며 잽싸게 입으로 향했다.

-으적

"테챱..테핏?!!"

한입 씹은 자실장은 두 눈이 번쩍이더니 인상을 찡그리며 혀를 내빼며 퉷퉷 거리며 잘게 부서진 개미조각을 뱉어냈다. 울상을 짓던 자실장의 뱃속에서 꾸륵 거리는 소리에 배를 쓰다듬으며 자신이 버린, 흙범벅이 된 개미조각을 안타까운듯, 미련이 남는듯 연신 보기 시작했다.

"테치이-"

오늘은 운이 없는 것일까. 자실장은 해가 질무렵까지 바닥만 보다가 힘없이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화단 안쪽의 골판지 상자로 들어갔다. 곧이여 상자밖으로 희미한, 자실장과 엄지실장의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테에스! 테에치! 테치~!"

두 팔을 크게 벌리며 무언가 떠드는 자실장. 아마도 오늘 있었던 개미를 사냥하는 자신을 부풀리며 엄청난 업적인 마냥 꾸미고 있으리라. 두 눈을 반짝이며 집중하는 엄지와 구더기들은 자실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며 자실장을 향해 떠들기 시작했다.

"레츄아! 츄아아! 레치!"
"테프프"
"레후? 레피이! 삐이! 레후웅~"
"테치이...테치!"
"레치?! 레치이?"
"테치!"

가슴을 팡팡 두드리며 자신감있게 말하는 자실장을 보며 엄지와 구더기는 선망의 눈길을 보내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엄지와 구더기의 얼굴에 옅은 홍조가 생겼다. 아마도 내일 약속한 개미를 보기위해 들떠있으리라.

"데스우~"

문이 열리며 약간 낮은 저음의 묵직한 소리가 들려오자 자실장과 엄지는 후다닥 달려가 친실장의 봉투를 붙잡고 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친실장은 무언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발로 자실장과 엄지를 퍽퍽 치며 역정을 냈다.

"데스! 데스! 데스으! 데샤아아!"
"테챠아아! 테치이!"
"츄아앗! 치삐이! 치핏!"

얼굴에 멍이 든 자실장과 팔이 부러진 엄지는 울면서 덜덜 떨며 친실장에게 다가가 엎드려 고개를 조아렸다. 그제서야 만족한 표정의 친실장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떠들기 시작했지만 자실장과 엄지의 지루하고 따분한 표정은 뒷통수에 가려져 친실장은 볼수가 없었다.

"데스!"
"테치!"
"레치!"

친실장의 말이 끝나고 명령을 하자 자실장과 엄지는 환한 표정으로 일어나 박스 구석에 있는 검붉은 휴지뭉치와 돌덩이 한개를 들고 박스 중앙에 모였다.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싱글벙글한 표정과 파닥이는 귀, 앉은채로 고개를 살살 흔드는 자실장과 엄지의 모습에 친실장은 웃으며 봉투를 열고 분류를 하기 시작했다.

"데에..스! 데스~. 데? 데에...데에에...데스!"

신중하게 보고 만지고 깨무는 친실장은 비교적 딱딱하고 수분기가 그나마 적은 것을 꺼내 부지런히 보존식통에 넣기 시작했다.

"테츄?"
"레츄웅~

자실장과 엄지는 그런 친실장을 보면서 그저 오늘은 어떤 밥이 나올지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침을 꼴딱꼴딱 삼킬 뿐이였다. 당장이라도 봉투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몸이 들썩이지만 6일전 차녀가 친실장이 보존식을 분류하던 사이 봉투에 들어가 들켜 지금은 봉투가 아닌 보존식통으로 들어가버렸다. 나뭇가지로 안쪽 고기를 뺏기고 꿰뚫려 어마어마한 높이에서 맛난 갈색빛으로 변하는 차녀를 생각하며 하루빨리 겨울이 와서 보존식을 먹고싶다고 생각한다.

"데스"

친실장의 분류가 끝나고 자실장과 엄지가 기다리는 시간이 돌아왔다. 친실장은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뭇잎을 한장 깔고 팬티를 내린뒤 힘을 주었다. 밥을 구하면서 먹었던 것들이 소화되어 운치로 나와 뜨뜻한 기운을 내며 나뭇잎 위로 쌓였다.

"레에~치이..."
"테치~"

엄지는 어쩐지 추욱 늘어져 힘없이 소리를 늘어뜨렸다. 그에반해 자실장은 더욱 기쁜 표정으로 귀을 부르르 떨었다. 친실장은 서로 상반된 모습의 자실장과 엄지를 보며 잇몸을 들어내며 웃으며 가장 맛있어 보이고 크기가 큰 것들을 따로 빼내기 시작했다. 봉투가 가벼울질수록 자실장의 얼굴은 엉망으로 변한다.

"테에?! 테챠아! 테치! 테치이!"
"데갸-!"
"테끅! 테헵!"

손가락 마디만한 고기 한덩이가 쑥 빠져 친실장앞으로 놓인다. 자실장은 뒷머리가 쫘악 설 정도로 깜짝 놀라 비명과 동시에 불만을 토하지만 친실장의 진심어린 위협에 딸국질과 동시에 두 손으로 입을 막는다. 이주전 장녀가 뼈다귀에 붙은 살점을 탐내며 불만을 터트리자 친실장에게 뼈다귀로 전신이 다져져 맛난 고기로 변했다. 맛있고 영양많은 것은 무조건 친실장부터. 부스러기 정도는 자실장까지는 줄수가 있다. 그에 반해 엄지의 밥은 음식물쓰레기중 맛없는 풀쪼가리와 썩은 야채, 잡초 한주먹이 방금싼 운치와 뒤섞여 역겨운 비주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친실장은 손이 묻은 운치를 나뭇잎에 슥슥 문대고 꾸물꾸물 기어온 구더기의 입에 넣고 한바퀴 돌리자 깔끔하게 변했다. 구더기는 자신의 입에 수배나 큰 친실장의 손이 어거지로 들어오자 완전히 망가져 울음을 터트렸다.

"레에에엥! 레에엥!!"
"레치치~ 레츄우~ 레치!"
"레에..레후? 레후레후?"

엄지의 프니프니 약속에 구더기는 언제 아프냐는 듯 활짝 웃으며 엄지에게 다가가 옆구리에 몸을 비볐다. 엄지는 눈을 빛내며 힐끔 친실장과 자실장을 보며 구더기와 사이좋은 모습을 행여나 알아줄까 생각하지만 역시나 관심조차 없다. 하던말던 친실장과 자실장은 그저 먹기에 정신이 없었다.

-데챱데챱데챱 데끄윽~ 데챱데챱...
-테챱테챱 테츄웅~ 테치?! 테엥...테챱테챱...테끄윽~

자실장이 음식물쓰레기 덩어리에서 고기조각을 발견하자 환호성을 지름과 동시에 친실장의 손이 휙 하고 지나가자 사라졌다. 자실장은 자신의 고기를 빼앗겨 울면서 남은 밥을 먹기 시작했고 친실장은 무려 고기를 두개만 먹는다는 것에 만족스런 표정으로 우물거리며 입안에 들어간 고기의 맛을 음미하였다.

-레챱..레치이..레챱레챱..
-레훕레후웁~

엄지는 깨작이며 운치70%, 음식물쓰레기 10%, 잡초20%의 똥이나 다름없는 것을 먹으며 터져나오는 울음을 삼키며 먹었다. 구더기는 그저 행복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운치를 크게 한입 베어먹고선 꼬리를 파닥거리며 자신이 지금 행복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식사시간은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친실장은 검붉은 휴지뭉치를 봉투와 플라스틱 판을 닦으며 음식물쓰레기 국물을 흡수시켰다. 금새 축축해진채 묵직해진 휴지뭉치를 자실장에게 툭 던져주고나선 박스 한쪽에 세워진 페트병으로 다가가 몹시 조심스런 손길로 뚜껑을 열고 바닥에 놓고선 물을 따랐다.

"데에..데스!"

이것은 몹시 귀한 수돗가의 물인지라 친실장의 손길은 정중하고 그 어느때보다 집중력있었다. 뚜껑에 절묘하게 넘치지 않을 만큼 한가득 따른 친실장은 얼굴을 가져가 거침없이 물을 햝아먹기 시작했다. 얼굴이 닿고 튀겨도 상관없었다. 오히려 세수가 되니 더욱 좋다.

"테베엣! 테부우! 테치..."

자실장은 휴지뭉치 가득한 쓰레기 국물을 쭉쭉 빨아마시며 물을 마시는 친실장을 보며 언젠간 자신도 친실장 만큼 커서 물을 마시리라 다짐하였다. 엄지와 구더기는 물조차 없었다. 수분이 다량 함류된 실장석 운치로 끼니와 물을 동시에 해결하기에 쓰레기 국물이라도 마시는 자실장마저도 마냥 부러울 따름이였다.

"데스!"
"테치!"
"레치!"
"레후?"

친실장은 식사가 완전히 끝나자 오늘도 죽지않고 만족한 밥을 먹었다며 자화자찬을 하며 폭력과 강요로 만든 자실장과 엄지의 칭찬과 찬양을 들으며 전용 잠자리로 향해 누웠다. 누운지 5초도 지나지 않아 잠든, 기절에 가까운 정신을 잃은 친실장을 보며 자실장과 엄지는 어서 빨리 자신이 성장하기를 바랬다.

"테치~"
"레치!"
"레후! 레후우!"

자실장은 엄지에게 잘자라며 인사를 하고 자신의 전용 잠자리로 가 누워 잠을 잤다. 엄지는 구더기에게 약속한 프니프니를 해주며 운치굴로 구더기의 운치를 빼곤 낙엽 두세장만이 깔린 골판지 구석의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엄지의 품에 안긴 구더기는 그 사이 잠을 자며 침을 흘리고 있었다. 엄지는 따스한 눈으로 구더기의 얼굴을 햝아주곤 자신의 옆에 놓고선 잠을 청했다.

'레치...'

내일은 분명 더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다. 오늘을 살았듯이 내일도 무사히 힘차게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곤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자신은 인간노예에게 받들어져 사육실장이 되어 최고로 행복한, 세레브한 삶을 살것이다.

'레츄웅~! 치프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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