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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기준은 어려워





미도리는 전신 성형수술을 받고 출하된 고가의 사육실장이었다.

사람들은 미도리에게 귀엽다고 했지만 미도리는 자신이 귀엽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외모를 망가뜨리는 학대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사람과 실장석의 미의 기준이 달랐기 때문이다.

실장석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뚱뚱한 몸매, 굵고 짧은 팔다리, 세 줌 머리카락이었다.

미도리는 자신의 날씬한 몸매가 흉측하다고 생각했다.

무리한 골격 성형수술 때문에 자주 관절이 아팠고, 머리를 빽빽하게 덮은 머리카락이 창피하게 느껴졌다.

보름달이 유난히 밝게 뜬 어느날 미도리는 달님에게 자신도 세레브해지고싶다고 소원을 빌었고, 정말 기적이 일어나 고치를 틀었다.











그리고 열흘 뒤,

[데스웅-♡]

"이게 뭐야!"





미도리는 수술 전 모습으로 완전히 돌아왔다.

[뛰어도 안 아픈 데스! 배불리 먹어도 갈비뼈 하나도 안 아픈 데스! 몸매도 예뻐진 데스! 머리카락도 깔끔해진 데스! 와타시도 세레브해진 데스우-!]

"당장 환불 해 달라구요!"

기뻐서 춤을 추는 미도리와 달리 사육주는 전화로 판매처에 따졌다.

"뭐? 주문제작 상품은 환불이 안 된다고? 다시는 그 집에서 실장석 사나 봐라!"

[주인사마, 와타시 예쁜데스? 데스웅-♡]

미도리는 사육주의 다리에 얼굴을 부비며 애교를 부렸다.

"넌 뭘 쪼개!"

[데게복!]

사육주는 미도리를 걷어찼다.



....

"이제 참튜부에서 돈 좀 버나 했더만... 당장 꺼져버려!"

[데갹!]

사육주는 미도리를 공원의 한 운치굴에 던져버렸다.

[오로롱! 주인사마 왜 이러는 데스! 와타시가 못생겼을 때 주인사마는 상냥했던 데스! 오히려 예쁘다고 해 줬던 데스! 이제 와타시 정말로 예뻐졌는데 왜 심한 짓을 하는 데스! 상냥한 주인사마로 돌아오는 데스우-!]

"누가 니 주인이야!"

사육주는 운치굴 밖으로 기어나오려는 미도리를 수 차례 발로 찼다.

[뎃! 데히! 주인사마...]

"이게 끝까지!"

[룪!! 빠모 하무라뾰 메빠소?]

머리를 한번 더 때리니 미도리가 맛이 간 소리를 냈다.

"에이 씨, 돈만 버렸네!"

사육주는 백치가 된 미도리를 두고 돌아갔다.




한시간 뒤, 운치굴의 주인 되는 친실장이 먹이채집을 마치고 돌아와 운치굴에 박혀 있는 미도리를 발견했다.

[뎃? 이게 왠 떡인데스? 얼굴이 반반하게 생겼으니 맛도 좋을 게 틀림없는데스. 자들, 저녁 먹는 데스!]

친실장은 미도리를 새끼들이랑 맛있게 나눠먹었다.

[자들, 맛있는 데스?]

[우마우마 테치!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사실이었던 테치!]

[맞는 말인 데스. 자들은 이 분충을 먹고 더 예뻐져서 꼬옥 사육실장이 되는 데스.]

[하이테치!]x2

친실장이 자애로운 표정으로 새끼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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