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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주인님




최근 딸아이가 외로워하길래 정서발달에 도움도 될겸 애완동물을 데려올까 고민하던차에
학창시절부터 친형제처럼 친하게 지내온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 놓으니
그렇다면 지금 자신이 품종 개량에 개량을 거듭하여 굉장한 자실장들이 태어났으니, 괜찮다면 그 녀석들이라도 어떻냐고 하기에 
결국 그 길로 그 녀석이 운영 중인 실장샵으로 끌려가서 얼결에 그 자실장 두 마리를 받아와버렸다.


"아빠, 얘들 뭐에요?"

"오늘부터 우리 새로운 가족이 될 자실장들이란다."

"작아! 귀여워! 요정같다~~"

"테츙- 안녕하신 테치-"

"안녕하신 테치!"

집에 오늘 내내 불평 한 마디, 투덜거림 한 마디 없이 그저 조용히 박스 안에 앉아 있던 자실장 두 마리는
내 딸아이의 얼굴을 보고서야 비로소 뺨을 살짝 붉히며 공손한 태도로 수줍게 인사한다.
아무래도 자신들의 "선생님"과 같은 연배의 같은 남성 앞에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는건가보다.

"얘네 말도 해!"

"실장석이니까"

사실 친구한테서 같이 받은 목걸이형 고급 링갈의 능력이지만.
좋은게 좋은거지.










딸아이는 내 손에서 박스를 잽싸게 빼들고 곧장 거실로 한걸음에 달려갔다.
그래도 박스 안에 자실장이 있다고 제법 조심조심가는 모양이었지만.

"내가 오늘부터 너희들 주인이야!"

"주인님테치!"

"잘 부탁드리는 테에..."

"나는 말이지 나는 말이지! 굉장하다구!"

"굉장한 주인님 테치?"

"굉장한 주인님 테치!"

"나는 말이지 피망도 먹을줄 알고, 양파도 먹을줄 알고, 피자에 검은 올리브도 먹을줄 안다?"

"피망이 뭐인 테치까..."

"테? 뭔진 몰라도 굉장한 주인님 테치!"

"막 쓰고, 맛도 없는데! 그거 먹으면 아빠처럼 키도 크고 엄마처럼 예뻐질 수 있어! 그래서 말이지, 나는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먹어!"

거실 바닥에 자실장 두 마리를 내려 놓고 그 앞에 앉은 딸아이는
양 손을 허리에 얹고 가슴을 쭉 펴며 연신 자화자찬을 늘어 놓고 있었다.
말이 통하는 작은 애완동물 앞에서 무언가 확실하게 자신이 위라는걸 강조라도 하려는걸까.
요 근래에 주변에서 깜짝 놀랄만큼 편식의 편자조차 하지 않는걸로 학교에서 굉장한 칭찬을 들었다던데
그래서 그런지 편식하지 않는다는걸 몹시 강조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는 편식도 안 하고 굉장하다? 그러니까 굉장한 주인님이야!"

"굉장한 굉장한 주인님 테치!"

"대단한 테치!"

그리고 그 작전은 제법 훌륭하게 먹힌 것 같다.
아마도?
아니 그것보다도 자실장들의 상태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굉장하다.
이거 아무래도 엄청난 가격의 최고급 사육 자실장을 데려와버린건 아닌가 걱정되는데.
아니면 제대로 훈육만 됬다면 사육 자실장들 기본 상태가 원래 저런건가.
아무렴 어떠랴.
우리집 첫 사육실장으로 데려온 녀석들치고는 이 정도면 대단한 행운이지.
말 그대로 행운.










첫 날 이후로 녀석들은 특유의 애교와 실장석답지 않은 똑똑함으로 빠르고 완벽하게 가족으로 받아들여졌다.
마찬가지로 처음에 나처럼 불안해하던 아내도 자실장들을 며칠간 의심하는 눈으로 지켜보더니
자실장들의 상태를 보고 완전히 안심한듯 이제는 딸이 예뻐하는 것 이상으로 자실장들을 귀여워한다.

"작은 주인님 정말로 못 말리는 테치"

"큰 주인님 보시는 테치! 작은 주인님 또 아마아마 먹다 잠들어버린 테치!"

"저번에 혼났는데 또 그러는 테치!"

주인의 위엄을 내세우고 싶던듯 했지만
며칠도 안 되어 딸아이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준비물을 놓고 가서 다시 급하게 되돌아온다던가
찾고 있는 물건이 바로 옆에 있는 걸 계속 못 보고 엉뚱한 장소를 헤매거나
방금 놔둔 물건을 못 찾는 등,
위엄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모습만 계속 보여준 결과,
이제는 누가 누구를 돌보는지 살짝 헷갈릴 것 같은 광경이 자주 연출된다.
이 자실장들은 분명 딸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있지만
위엄있는 주인이 되고 싶었던 요 꼬마 아가씨는 어떤 심정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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