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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풀의 공터




"테에에-엥 테에에에에엥"

내가 사는 맨션의 앞 공터에서 자실장의 작은 흐느낌 소리가 들려왔다.
앞의 공터에는 억새풀이 무성해서 실장석의 우레탄 보디는 그 억센 잎새에 살갗이 베여져 버린다.
그래서 다가오지도 않으려는 장소였는데...
호기심 많은 실장이라도 살기 시작한 것일까?
그럴듯하기도 해서 공터를 엿보러 가보니 둥그러니 풀이 나 있지 않은 곳에 척 보기에도 시체 같은 성체실장석이 뒹굴고 있었다.

그 옆에서 울며 파고드는 자실장의 모습.
아마도 이 모녀는 동족이나 동물에게 습격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치명상을 입은 어미실장이 남은 힘으로 아이를 안전한 곳으로 데리고 오려고 했던 것임에 틀림없다.

이 공터라면 확실히 습격당할 우려는 적겠지만서도....
살갗이 베이면서도 공터를 지나 온 증거, 어미 실장의 팔다리에는 무수한 숫자의 얕게 베인 상처가 있었다.







자 그럼... 슬픔에 몸부림치는 자실장에게는 미안하지만, 어미실장의 사체는 처분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대로 남겨두면, 아직은 쌀쌀하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썩는 악취를 낼 것이다.
특별히 준비한 쓰레기 봉다리를 벌리고 다가가자, 내가 있다는 사실에 자실장이 눈치채버린 모양이었다.

"테츄우우! 테츄우우웅!"

한동안 부모를 가리키며 울부짖는다.
유감스럽게도 난 애호파도 아니고, 학대파도 아니다.
링갈 같은 걸 가지고 있을 리도 없으니 니 말을 알아들을 리도 없다.
라고 하며 어미실장의 뒷머리를 잡아 들어올리니 친실장이 "데스우"하고 울었다.


들어올린 것 때문에 목이 풀려서 위에 가득차 있단 가스가 올라온 것일 것이다.
사후경직도 풀려있으니 죽고도 시간이 꽤나 지난 모양이었다.
그 소리를 듣고 살아있다고 착각이라도 한 건지, 한층 목소리를 높여 부모를 쫓아오는 자실장.
하지만 그 걸음은 늦다.
나는 자실장을 무시하고 재빠르게 쓰레기봉다리에 어미실장을 넣고 억세풀 무성한 공터를 뒤로 한다.
이대로 근처의 쓰레기장에 버리고 출근이나 해야지.
자실장은 방치해 둔다. 돌아와도 아직 테챠테챠하며 시끄럽게 굴면 처분해 버리면 그만이고,
계속 떠들다가 다른 동물을 부르게 되어 먹이가 되는 것도 좋다.
다행히도 공터에 접한 길은 초등학생들의 통학로이니, 운이 좋으면 사육 실장이 될지도 모르지.

"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억새풀 사이에 갇혀 나오는 것도 못하는 것이겠지.
뒤에서 자실장의 비통한 통곡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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