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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 실크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이지만, 태아실장의 배에는 하얀색 천이 감겨 있다.
이 천은 바로 실장복의 턱받이와 팬티의 원료가 되는 것으로, 갓 태어난 실장석의 점막을 제거하면 위석의 성장신호에 따라 상하로 찢어져 위쪽은 실장복의 목 부분으로 삐져나와 턱받이가 되고, 아래쪽은 사타구니에 감겨 팬티가 된다. 또한 만일 점막을 제거하지 못해 저실장이 되면 천은 몸 안으로 흡수되어 후일 고치를 만들때 사용된다.
이 천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다면 갓 태어난 실장석의 점막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포대기의 배 부분을 살짝 찢어보면 된다. 그러면 포대기와 몸 사이에 있는 하얀색 천이 보일 것이다.
천을 빼앗으려 하면 격렬히 저항하는데, 실장복을 이루는 재료가 되니 만큼 당연한 반응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뺏긴 채로 자실장이 되면 팬티가 없어 약간의 꽃가루 만으로도 쉽게 임신하게 되므로 끝없이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다 일찍 죽어버리고, 저실장이 되면 고치실을 만들 재료가 없어 자실장이나 엄지실장이 되는 길이 원천봉쇄 당하여 정신적 충격으로 파킨사한다.
태아 실장이나 갓 태어난 실장석만 이것을 지니고 있으며, 밖에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이나 애호파, 경력이 짧은 학대파는 이 천의 존재를 모르는 경우가 많으나, 전문적인 연구자들이나 태아 실장까지 건드릴 정도의 중증 학대파들은 이 천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의외로 의류 업계 종사자들에게도 유명하다.
그 이유는 이 천이 실장석에게서 나왔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물론, 이 천을 재료로 하여 만들어지는 실장석의 턱받이와 팬티를 보면 그런 사실을 믿지 못하는것도 무리는 아니다. 사육실장의 깨끗한 턱받이나 팬티라 해도 그저 불투명한 백색의 평범한 천으로 보일 뿐, 아름답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천이 공기에 노출되어 열화된 것일 뿐, 본래 태아실장의 배에 감겨 있는 천은 마치 둥근 진주를 그대로 평면에 펼쳐 놓은 듯 영롱한 빛깔을 뽐낸다. 울퉁불퉁한 조개가 진주를 품고 있듯, 더럽고 추한 실장석의 옷 안에 더없이 아름다운 옷감이 있는 것이다.
일찍이 이 천의 가치를 알아본 실장석 업계나 의류 업계는 제품화를 위해 오랜 세월 노력해 왔지만 상용화에는 계속해서 실패를 거듭했다. 천 자체를 채취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일단 태아 실장의 몸 밖으로 나오면 무슨 수를 써도 열화되어 평범한 흰색 천이 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나 수백번의 시행착오와 수천마리의 실장석을 희생시킨 끝에, 마침내 해법이 발견되었다.
본래 실장석의 점막은 친실장의 분대 내에서 태아 실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막는 성장 억제 효과가 있는데, 흰색 천도 일단은 실장석의 체내에서 생성된 것이므로 점막으로 감싸 두면 열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연구자들은 실험을 거듭한 끝에 이 사실을 알아내었고, 점막을 연구해 유효 성분만을 추출하여 코팅제를 개발했다. 해법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마침내 상용화에 성공한 천을, 연구자들은 '우지 실크'라 이름지었다. 하지만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모든 것이 끝난건 아니었다. 아직 인지도가 낮은데다가, 더러운 실장석의 분비물로 옷을 만들어 입는다는데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동화 공정에 난항을 겪고 있어 모든걸 수작업으로 해야 했기에 가격이 엄청났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킬 계기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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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입장!!"
축가가 울려퍼지고, 음악과 조명이 깔리며 문이 열린다. 축복받은 날, 그 어느날보다 기쁜 날.
신랑이 천천히 걸어들어온다. 담담하게 미소짓고 있지만 기쁨을 감출수 없는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주변에서는 박수가 쏟아진다. 일견 평범한 결혼식의 모습이다.
하지만 박수를 보내는 하객들의 면면이 심상치 않다. 유명 연예인, 배우, 정재계의 거물들과 그 가족들. 하나하나가 대단한 얼굴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결혼식의 주인공은 국내 재계서열 3위 우지그룹 오너의 막내아들과 국내 최고 미녀라는 수식어가 붙은 유명 배우의 결혼식이니 말이다.
"신부 입장!!!"
문이 열리고, 신부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걸어들어온다. 동시에 하객석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신부의 아름다움은 이 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것이었지만, 신비한 빛을 발하는 웨딩드레스에 감싸인 신부의 모습은 한층 더 빛나,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라는 영역에 도달해 있었던 것이다.
결혼식 이후, 여성잡지나 연예채널의 취재기사가 나가면서 드레스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남편의 가문인 우지그룹 산하의 우지패션에서 특수제작했다는 것, 우지 실크라는 신소재가 사용되었다는 것, 그것이 실장석에게서 나왔다는 것, 드레스에 수놓인 금색 무늬도 실장석의 머리털로 만든 실로 만들었다는 것, 가격은 천만 단위는 가뿐히 뛰어넘는다는 것 등등이 보도를 통해 알려져, 많은 사람들의 머릿 속에 우지 실크에 대한 것이 각인되었다.
사람들 중에는 '그 더러운 실장석에게서 나온걸로 옷을 해 입는다고?'
라며 질색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식용 실장도 보편화된 시대이니만큼 이런 사람은 어디까지나 소수였고, 대개의 사람들, 특히 결혼적령기의 여성들은 그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겨 우지 실크는 순식간에 하나의 거대한 트렌드가 되었다.
곧이어 기업들이 앞다투어 우지 실크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관련 사업부에 인력도 충원되었다. 그 인력들을 갈아넣은 결과, 진척이 보이지 않던 자동화 기술이 확립되어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과 그에 따른 코스트 다운이 가능해졌다.
오너 일가의 결혼식을 제품 홍보의 무대로 사용했던 우지 그룹의 우지실장산업과 우지패션은 단연 이 분야의 선두가 되었다. 주식 시세가 솟구치고, 두둑한 보너스가 직원들에게 돌아갔다. 모두가 행복해 보였다.
실장석만 빼고.
사업의 확대는 더 많은 출산석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출산석이 낳은 아기 실장들은 '텟테레~♪'라며 탄생의 기쁨을 외치자 마자 기계에 의해 우지 실크만 빼앗기고 분쇄되어 다시 어미의 입으로 들어가거나 냉동되어 식용 실장 공장으로 보내진다.
한편으론 더욱 고급화된 우지 실크나 보급형의 우지 실크를 만들기 위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연구실에서 죽어가는 실장석의 숫자 또한 늘어만 가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착취당하는 실장석들 외에도, 예기치 못하게 불행의 구렁텅이로 떨어지는 사육실장 또한 존재했다.
여기에 그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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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뎃갸아아아아아아!!!!!!!"
"왜...왜그래 엘리자베스!??"
주인과 함께 실장석 잡지를 보던 사육실장이 갑자기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원인은 한장의 사진.
사육실장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마찬가지로 웨딩드레스를 입은 주인과 나란히 찍은 사진 때문이다.
사진의 주인공은 바로 얼마전 우지 실크로 만든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하여 화제가 되었던 여배우와 그녀의 사육실장.
애호파로서 사육실장을 기르고 있는 그녀는 자신의 웨딩드레스를 만들고 남은 우지 실크로 자신의 것과 똑같은 디자인의 사육실장용 웨딩드레스를 만들어 주었고, 신혼여행 후 잡지 촬영에 응해 사육실장과 함께 드레스를 입고 찍은 사진이 실린 것이다.
이것은 애호파들에게는 흐뭇하고 귀여운, 행복을 상징하는 사진이었으나, 실장석들에게는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뎃갸!!!! 데갸!!!! 데에에에엑!!!"
원래 실장석은 좋은 것을 가진 동족을 보면 시기하여 린치하고 죽이는 일도 서슴지 않는 놈들이지만, 그래도 사육실장으로서 훈육된 놈들은 속마음이야 어찌 되었든 겉으로는 웃으면서 그 동족들을 칭찬하고, 나중에 주인에게 같은 것을 사달라고 떼를 쓰거나 하는 식으로 욕심을 채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 웨딩드레스를 본 사육실장들은 강한 충격을 받아 그런 잔꾀를 부릴 약간의 이성조차 날아가버려, 폭발하는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고 날뛰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다.
사진을 본 실장석들은 본능적으로 웨딩드레스의 소재가 본래 마마의 뱃속에 들어 있을때 자신의 몸에 감겨있었던 소중한 천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만으로도 증오심이 끓어오르는데 그 소중한 천이 전에 없이 아름다운 옷으로, 그것도 인간과의 사랑의 증거인 결혼식을 위한 웨딩드레스로 재탄생한 것을 보고는 마침내 얄팍한 이성의 끈이 끊어지고 착한 사육실장의 가면은 벗겨져 똥을 쏟아내고 잡지를 찢는 등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어째서 오마에가 그것을 가지고 있는 데스! 그 소중한 천은 왜 없어지지 않은 데스! 불공평한데스! 부러운데스! 오마에같은 똥벌레가 가질 물건이 아닌데스! 내 것인데스! 와타시가 입고 주인님과 결혼할 것인데스!!! 마라를 넣고 우흥우흥 하는 데스!! 흑발의 자를 낳을 것인 데샤아아아악!!!!!!"
린갈을 켠 엘리자베스의 주인은 제멋대로 나오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들에 참담함을 느꼈다. 그저 본능에 따라 떼를 쓰고 있다면 브리더에게 맡겨 재훈육을 하는 방법으로 버릇을 고칠수도 있다. 하지만 주인인 자신을 저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이제는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다.
"데에에엥~~데에에엥~~~~뎃승, 뎃승, 데갸아아악!!!"
엘리자베스는 결국 화를 주체 못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면서도 팬티에 손을 넣어 똥을 집어서는 찢어진 잡지에 집요하게 집어던진다. 이미 사육실장으로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시기와 질투와 색욕의 살색 덩어리가 있을 뿐이다.
"후우......"
주인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이미 엘리자베스는 그의 마음 속에서 사육실장으로서의 지위를 잃어버렸다. 이제는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살아있는 쓰레기일 뿐이다.
'그러고보니 그게 있었지.....'
주인은 얼마 전 보았던 광고를 떠올렸다. 혹시 필요한 물건을 구할 수 있을까 싶어 눈여겨 보았었는데, 설마 이런 용도에 쓰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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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거기 단단히 고정시켜"
최근 두루마리 시 교외에는 실장섬유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모두 우지 실크의 대히트 덕분이다.
공장 건물은 이미 완성되었고, 기계류의 반입과 설치도 끝났다. 시험 가동과 안전검사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이제 출산 유니트의 설치만 끝나면 공장으로서의 구색은 갖추는 셈이다.
"데?"
"데스데스? 데스웅?"
"데에에에에에에인--!!! 데이!!!"
"오로로롱.....오로로로롱......"
마침내 독라 출산석들을 태운 트럭이 한대씩 도착한다. 실장석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대개는 멍청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일부 똑똑한 녀석들은 앞날을 직감하고 절망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데걋!!!"
공장 직원들이 반입되는 출산석들의 귀를 뚫고 하나씩 태그를 붙인다. 한때 엘리자베스라는 이름을 가졌던 사육실장도 이제 J-1886번이라는 이름을 받고, 출산석으로서의 새출발을 하게 된다.
엘리자베스의 주인은 중고 실장 전문점에 엘리자베스를 팔았다.
사육실장은 버려지더라도 재활용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중고시장 또한 존재한다. 분충성이 없거나 미미한데 주인의 변덕이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버려졌다면 재훈육을 받고 사육실장으로, 분충성이 높으면 '올려진 사육실장'으로서 학대용으로. 육질이 좋다면 미식가를 위한 고급 식재료로, 이도 저도 아닌 놈들은 노동석이나 출산석으로.
엘리자베스는 출산석이 되었다. 분충성이 발현되었으나 그것이 색욕에만 치중되어 학대용으로는 좋지 못하고, 그보다는 아직 출산 경험이 없기에 위석의 소모가 적어 출산석이 적합하다는 이유였다.
출산석 적합 판정을 받은 엘리자베스는 다시 출산석 농장에 팔렸다. 그곳에서 독라가 되고, 갖가지 고통스러운 검사를 받았다. 원래 정성스럽게 키워지던 사육실장 출신이라 위석은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특급 출산석만을 사용한다는 우지 실크 공장으로의 납품이 결정되었다. 엘리자베스의 실생은 막다른 길에 다다른 것이다.
"이녀석 살집이 아주 좋구만. 실장석아, 튼튼한 새끼를 많이 낳아다오."
초로의 직원이 엘리자베스를 출산 유니트에 고정시키며 중얼거렸다.
우지 실크를 탐했던 엘리자베스는 사육실장의 지위에서 굴러떨어져, 출산석이 되어, 죽을 때까지 우지 실크를 채취하기 위한 새끼들을 낳을 것이다. 실장석의 삶이란 언제나 비참한 아이러니와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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