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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곧 겨울이 오겠지요.
겨울이 되면 눈이 오고, 그 아래에서 아이들은 뛰어놀 것입니다. 뛰어다니며 서로 눈싸움을 하고, 이리저리 뭉쳐 모양을 만들고, 썰매를 타고, 그리고 눈사람을 만들겠지요.
눈사람은 겨울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상징물입니다. 겨울을 표현하는 그림에는 으레 들어가있기 마련이죠.
또 그만큼 즐거운 놀이이기도 합니다. 마음 맞는 친구들 몇몇이 모여 눈덩이를 크게 굴리고, 재미있는 모양을 만들기 위해 서로 아이디어를 나누어가며 눈사람을 완성시켜 나가는 것은 어른들에게 있어서도 순수한 시절의 동심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경험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눈이 언제나 크게 쌓일만큼 내리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기후상 일부 지방을 제외하면 대개 신발 밑창에 깔릴 정도만 오고 마는 경우가 많지요.
그럴때는 실장석을 이용하여 '눈실장'을 만들어 봅시다.
실장석을 구하는 방법까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 없겠지요. 공원에 가서 '사육실장이 될 놈 선착순 단 1마리!' 라고 외치기만 해도 수십마리는 튀어나올 겁니다. 그 중 마음에 드는 녀석을 골라잡읍시다.
잡은 실장석은 일단 도돈파를 먹여 똥빼기를 하거나, 반대로 역도돈파를 먹여 똥을 싸지 못하도록 막아둡시다. 실장석을 다룰때의 기본석인 유의사항이죠.
그 다음에는 팔다리를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합시다. 노끈이나 테이프를 사용해도 좋고, 둥글게 말린 실장석의 뒷머리를 풀어 팔다리를 묶어두면 머리가 뽑힐까 무서워 얌전해지기 때문에 편합니다.
준비가 완료되면 실장석을 핵으로 삼아 몸에 눈을 붙여가며 눈사람의 모양을 만들어 갑시다. 실장석이 몸부림치다 눈덩이가 부서지는 일이 없도록, 꾹꾹 눌러 단단하게 모양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실장석이 갑작스런 쇼크나 저체온에 동사하지 않도록 미리 실장활성제를 먹이거나 위석을 적출하어 활성제에 담가놓는 조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실장석이 대부분의 부피를 차지하게 되므로, 적은 양의 눈으로도 충분히 큰 눈사람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실장석의 처절한 모습을 보며 들기는 것은 덤이죠.
"테치!! 테치이!!!"
"테텟!! 테츄!"
이런, 자실장들이군요. 아마도 눈사람이 된 실장석의 새끼들인듯 합니다. 린갈을 켜고 들어보니 '마마를 풀어주는 테치!' 라고 하는군요.
이 자실장들을 어떻게 하느냐는 여러분들의 창의력에 달려 있습니다. 어미와 똑같은 꼴로 만들어 친자 눈실장을 만들수도 있고, 나뭇가지를 꽂아 만든 눈실장의 양손 끝에 매달아 겨울바람 지옥을 맛보여줄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이런 방법도 있지요.
"너희 마마는 못난 분충이라 벌을 받는 거란다. 고귀하고 세레브한 너희들에게 저런 마마는 필요 없어, 여기 콘페이토 받으렴"
"치프프, 그런 테치, 똥마마인 테치."
"꼴 좋은 테치, 이거나 받으라는 테치!!"
몇마디의 말과 콘페이토 한알로 자실장들은 훌륭한 분충이 되었습니다. 어미에게 똥을 던지기 시작하는군요.
"데에에에엥.....데에에엥.....데에에에에에에엥"
눈사람이 된 친실장이 적록의 눈에서 색깔 있는 눈물을 철철 흘리기 시작합니다. 하얀 눈사람이 적록의 컬러풀한 색으로 물들어 가는군요.
친실장은 동상으로 인한 고통에 더해 소중히 키워온 새끼들이 덜떨어진 분충이었다는 것에 정신적 충격을 받은 듯 합니다. 이대로 놓아두면 얼마 못가 파킨하겠네요. 친실장에게 약간의 희망을 줍시다.
"네가 죽지 않고 내일까지 버티면 무사히 돌려보내주곘다고 약속하지, 덤으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따뜻한 모포와 실장푸드도 주마"
"데에! 데데데!! 뎃스웅!!"
엉터리 생물답게 희망이 돌아오니 창백해진 얼굴에 금새 혈기가 돌고 빛을 잃어가던 눈이 다시 적록으로 반짝이는군요. 객관적으로는 상황이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는데 말이죠.
물론, 저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생각입니다. 눈사람에 갇혀 새끼들의 욕설을 들어가며 지켜질리 없는 약속에 목숨을 거는 실장석, 재미있지 않습니까?
여러분도 올 겨울, 눈실장을 만들며 겨울의 풍류와 실장석 학대를 같이 즐겨 보세요.
독라로 만들어 끝없는 절망을 안겨준 뒤 눈실장으로 만들어도 좋고, 은근히 희망을 남겨주어 이를 악물고 버티는 눈실장을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친 눈실장 위에 자 눈실장을 얹어 2단 눈실장을 만드는것도 재미있지요.
모든것은 여러분의 창의력과 학대심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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