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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석의 일상 (43) 애호파
후타바 아동 공원 근처에 있는 아파트에 사는 남자는 지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공원의 들실장들에게 먹이를 줘봤는데、꽤 재미있더라고」
과연、그는 너무 많이 산 빵을 아무 생각 없이 공원의 들실장에게 던져줬다。
아직 애호파가 대거로 몰려오지 않았을 무렵이기에、들실장 몇 마리만이 나타나 그것을 주워갔다。
약간 굶주린 탓이었는지、들실장은 주운 빵조각을 안고、욕심을 부리며 다른 놈의 몫까지 빼앗으려고 했다。
서로 때리기 시작하는 놈、더 잘게 찢어진 빵 조각을 줍는 놈、소동으로부터 떨어진 장소에서 우는 자실장、등등으로 어우러져 큰 소란이 일어났다。
처음엔 놀라、남자는 당혹스러워했지만、이윽고、웃으며 그 소란을 바라봤다。
그다지、기뻐하는 웃음은 아닌 것 같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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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실장한테 먹이 주는 거 꽤 재미있는데。
……뿌리면 밀쳐대면서、쟁탈이 일어나네。
……마치 내가 대단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남자는 연못에 키우는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뿌리는 때와 같이 즐거워했다。
물론、물고기들은 서로 때려대지는 않지만 말이다。
어쨌거나、그는 먹이주기를 즐기고 있는 듯했다。
어느덧 입소문이 방방곳곳으로 퍼져、애호파가 공원 여기저기에서 호쾌하게 먹이를 뿌리기 시작했다。
빵조각이나 실장 푸드、근처 편의점에서 산 과자류……。
그들이 한 행동의 결과、굉장한 기세로 공원의 들실장은 증가해갔지만、그들은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남자는 잠시、먹이를 주지 않았다。
무슨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일로 바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이 바빴음에도 그는 한 소문을 듣게 됐다。
「아 그래 그 공원、되게 더럽더라」
「들실장이 굉장히 늘었다며? 무책임하게 먹이를 주는 놈들이 있더라고」
「굶어 죽든지 서로 잡아먹든지、하여튼 엄청나다더라고。슬슬、시청에서 구제가……」
역에서 들은 그 소문에 의해 그는 갑자기 충동적으로 움직였다。
「이제 와서 먹이주길 그만둘 수 없지」
일단 상황을 보기로 했지만、그는 공원의 참상을 보고 놀라게 됐다。
공원에 다가가자 썩은 냄새가 엄청나게 나기 시작했고、공원 안으로 들어가자、들실장 시체가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게다가、먹힌 흔적을 남긴 채로。
간간이、들실장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배설물과 쓰레기로 난잡했으며、정리되지 않고 방치돼 수풀이 우거져있었다。
그런 광경들을 본 것만으로 남자의 흥은 가셨다。
「데ー스데스데스!」
어느새 들실장이 남자의 발밑으로 와 소리치고 있었다。
일단、남자는 링갈을 켜봤다。
「닌껜! 빨리 밥을 가져오란 데스! 빨릿 빨리 가져오란 데스우ー!! 귀가 처먹은 데스우웃!!!!」
들실장이라고는 하나 옷이 여기저기 찢어지고、비쩍 마른 개체가 큰소리를 치고 있었다。
그밖에도 4、5마리 들실장이 있었지만 마치 경계를 하듯이、충분히 거리를 두고 있었다。
어쨌거나 ‘먹을 걸 내놔라’란、태도로 일관했다。게다가 그 자세는 구걸하는 태도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남자는 무심코、구걸하는 실장의 배를 아무말없이 차 날렸다。
2m정도 날아간 실장석은 땅바닥으로 떨어져、뒹굴었다。
몸에 크게 경련이 일어났고、입에서 핏덩어리를 토해냈다。
「………기다리란 데스、집에 자가、자가 있는 데스」
구걸 실장은 선혈을 토해내면서 말했지만、남자는 흘끗 한 번 볼 뿐 그대로 구걸 실장을 놔둔 채 떠나갔다。
「자가、배고파하며 기다리고 있는 데스ー」
그 들실장은、어느새 눈물 섞인 말을 내뱉었지만、남자의 귀엔 닫지 않았다。
대신、다른 들실장이 슬쩍 구걸 실장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 몸을 깨물었다。
「데쟈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
「와타시의 고기인 데스!!!!!!!」
「시끄러워、시끄러운 데스!」
인간에게 득을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들실장들은、약해진 동료로 공복을 채우는 쪽을 선택한 모양이다。
들실장들은、쇠약해진 몸으로 싸워댔지만、중상으로 움직일 수 없던 구걸 실장을 살아있는 채로 해체해갔다。
「자가、배고파하며 기다리고 있는 데스……」
씹혀가며 먹히던 1마리 실장석이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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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남자는 공원 안을 걸어 다녀보기로 했지만、공원은 이전과 전혀 달랐다。
그렇게나 먹이를 뿌려댔던 애호파는 한 사람도 찾을 수 없었으며、놀고있던 자실장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못 건졌구만、하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남자가 공원에서 나가려고 하자、벤치 아래에 있던 들자실장과 눈이 마주쳤다。
자실장은 잠시 굳어있는 상태였지만、친실장이나 자매에게 황급히 뭐라고 말을 해댔다。
친실장 1마리와 자실장 4마리가、벤치 아래에서 나와 울 것 같은 얼굴로 제마다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뭐야、너희들은」
일단、남자가 링갈을 기동시키자 친실장은 입을 열자마자、
「쭉、쭉 닌겐상을 기다렸는 데스」
지쳤있었지만、매달리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
「오랫동안、기다렸는 데스、닌겐상은 와타시타치를 정말、정말로 귀여워해줬던 데스우。
밥이나 수건을 줘서 정말로 도움을 줬던 데스。」
그랬을지도 모르지、라고 남자는 생각했다。
벤치 아래에서 사는 게 세련됐다고 여겨、조금씩 눈여겨보고 있던 걸 떠올렸다。
물론、다른 애호파도 벤치 아래에 살던 일가의 편의를 봐줬기 때문에、남자와 다른 애호파를 찾는 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 때、말했던 데스。길러줘도 좋다고」
……말했을지도 모른다、그때의 분위기를 타서。물론 약속의 유효기간을 딱히 정해두지는 않았겠지만。
「그 때엔 여기서 사는게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와타시는 거절하고 말았던 데스。닌겐상에게 페를 끼치기 싫었기 때문인 데스。
그래도 닌겐상이 오지 않게 되니、이곳은 끔직해져 가기만 한 데스。
밥을 주던 닌겐상이 줄어갔지만、동료는 잔뜩 늘어가기만 한 데스。밥이나 골판지、그 우엇도 부족해져가기만 한 데스。
자가 굶주려 죽어간 데스、동료도 서로 죽이기 시작한 데스。
……정말 이곳에서 살아갈 수는 없는 데스」
결의를 다진 눈으로、친실장은 남자를 올려다봤다。
「이제 이곳에선 살 수 없는 데스。이제、닌겐상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는 데스。
와타시는 된 데스、자만이라도 좋으니 길러주시길 바라는 데스」
어미가 탄원하자、쌓인 걸 터뜨리듯이 자실장이 말을 해댔다。
「배고파 죽을 것 같은 테치ー」
「좋은 자가 되는 테치、닌겐상、도와달란 테치이……」
「도와 테치、도와달란 테치、와타치타치 죽어버리는 테치、골판지가 없어 다른 어른들에게 잡혀 먹혀버리는 테치이!」
「닌겐상……。마마도 함께 키워주길 바라는 테치、마마는 어른이지만、이제 한계인 테치。 와타타치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은 테치」
「차녀엇! 쓸데없는 말은 하지말란 데스!」
친실장이 다그쳤지만、자실장들은 오히려 더 흥분해댔다。
「부탁하는 테칫! 도와주시길 바라는 테치! 말 잘 듣겠는 테치이!」
「이대로라면 모두 죽어버리는 테치! 도와달란 테치이이이!!!」
「와타치타치를 도와 테치이!!!!」
「마마도 도와 테치이!!!」
실장친자는 깨닫지 못했다、남자의 눈초리가 차가웠다는 것을。
……이 녀석들 잘 보니까 엉망이잖아。키워도 이런 더러운 녀석들을 방안으로 들여보내야되고、식비도 들 거란 말이야。
……제멋대로 공원에 먹이를 뿌려댔지만、키우는 건 또 다른 문제란 말이지。방도 더러워지면 수리비도 들 거고 사귀는 여자도 못 들일거란 말이지。
남자에게 있어선 이미、들실장은 골칫거리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와타치타치를 길러주시길 바라는 테챠아!」
……말도 안 되는 소리。이런 귀찮고 돈도 드는 일 따윈 다른 놈에게 해달라고 하라고。
「먹을 게 없으면 죽어버리는 데스우!」
……알까보냐、눈앞에 살아있는 고기라도 먹지 그래?
「밤엔 차가운 바람이 불어서 죽어버리는 테치이」
……골판지를 얻지 못하니 어쩔 수 없지 뭐
「배고픈 테치—!」
……좀 생각해보라고、인간 노숙자를 원조해주는 놈들도 자기 집에 노숙자를 들이지는 않는다고?
게다가 네 녀석들은 실장석이잖아! 깝치고 있네! 인간님들의 집에 살기엔 56억 7천만년은 이르다고 ㅋ
「도와 테치、도와달란 테치이」
……아아、그래도 왠지 거절하기엔 시끄럽게 떠들어대고、나중에 귀찮아질 거란 말이지
그렇기에 남자는 크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좋아、너희 일가를 전부 키워줄게。새끼뿐만 아니라、어미도 말이야。그래도 준비할 시간이 있으니까、나중에 다시 올게。
그때까지 너희들도 준비하고 있어줘」
길러준다、란 말에 일가는 잠시、침묵하다、울어댔다。
「살은 데스、산 데스」
「마마도 함께인 테치이!!」
「모두 살아남은 테치이이!!」
「모두、울 때가 아닌 데스! 웃는 데스、이럴 때엔 웃어야하는 데스!!」
「그런 테치、모두 웃잔 테치!!」
「이제부턴 배고파 울 일도 없는 테치! 목말라 울 일도 없는 테치! 먹힐 일도 없는 테치!」
일가는 서로를 부둥켜안고、웃었다。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잠깐 ㅋㅋㅋ 진짜로 믿고 있잖아 ㅋㅋㅋㅋ 이제 두 번 다시 나는 이곳에 오지 않을 건데 ㅋㅋㅋ 죽기 직전까지 믿을 건가본데 ㅋ
「다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테치이ー!」
……지금까지 먹이를 받는 것만으로도、충분히 행복해했잖아 니네들 ㅋㅋㅋㅋ 그러니까 빨리 들실장 녀석들에게 죽어버리라고 ㅋㅋ
만면의 미소를 지은 남자。
그리고 만면의 미소를 지은 일가。
같은 미소임에도 그 차이는 너무나 컸다。
……웃겨 죽겠네、절망하면서 헛되이 죽어가는 게 벌써부터 웃기는데 ㅋㅋ
그래도 나、언제 올 지 말하지 않았는걸 ㅋㅋㅋ
10년 후에 와도 거짓말은 아니잖아 ㅋㅋㅋㅋ 안 물어본 니네 잘못이야 푸흐흡ーーーー
자신이 얼마나 꼴사나운 모습으로 웃고 있는지、그리고 그런 짓을 또 다시 반복하고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남자는 웃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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