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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석의 일상 (18) 엄한 것은 자식을 살리기 위해
공원의 한 구석、수풀 속에 있는 골판지에서 떠들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째서 말을 듣지 않는 데스!」
「테챠!」
친실장은 3녀를 야단치면서 때려눕혔다。그리고 쓰러져 머리를 감싸고 있던 자식에게、가차 없이 주먹을 내리찍었다。
「마마가 없을 땐 집을 보라고 하지 않았던 데스! 밖에 나가서 나쁜 닌겐상이나 동족에게 발견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 데스!」
「미안한 테챠아、미안한 테챠아!」
「빌어도 용서해주지 않는 데스ー!」
이 친실장은 자식들에게 엄하게 대했다。자신이 집에 없을 때는 절대로、자식들에게 골판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했다。
조금이라도 영리한 자실장이라면、물론 집밖으로 나가지 않을 것이다。
자실장이 인간이나 성체인 동족에게 공격당했을 때、반격하지도 도망치지도 못하니 말이다。
그렇기에、자실장은 부모가 집에 없을 때 조용히 골판지 안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자실장이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지만、놀고 싶은 마음이 넘치는 자실장에겐 그렇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가뜩이나 골판지 안은 어둡고、배설물이 쌓여있어 악취가 가득 차있었기에 자실장은 더더욱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거기다 바로 근처에 밝고 푸르른 세계가 펼쳐져 있다는 것은 자실장들에게 있어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을 말리는 언니를 뿌리치고、밖으로 나가 놀던 3녀를 맞이한 것은、3녀가 돌아오기 전에 집으로 돌아오던 친실장이었다。
「몇 번!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먹는 데스!」
다른 자식들은、땀을 흘리며 3녀를 때리는 친실장을 보며、몸을 떨고 있었다。
「너희들도 나쁜 짓을 하면 용서하지 않는 데스!」
친실장은 벌벌 떠는 3녀의 자매들을 보고、안심했으나
……‘이 자들은 언제쯤이 돼서야 진짜 위험을 알게 될 데스’
내심、자식들을 걱정하고 있었다。
친실장은 오늘도 인간에게 짓밟힌 자실장을 보았다。친실장은 그 자실장들이 집밖에서 나와 놀다가 당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어린 인간은、그렇게 집밖으로 나와 놀던 자실장을 보고 재미로 짓밟았다。
거기다 짓밟은 수나 속도로 겨루고 있었기에、어린 인간은 가차 없이 행동했다。
어린 인간이나 아니어도 구제나 학대를 위해 찾아온 인간이 맹위를 떨치면、자실장은 죽을 수밖에 없었다。
친실장은 그 사실이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 자식들에게 알려주려고자 했으나、자식들은 꽤 알아먹지를 못했다。
「3녀 오네쨩(언니)!」
친실장은 4녀의 소리에 깜작 놀라하며 자신의 집(옆으로 쓰려져 있는 큰 골판지)입구에서、눈물을 흘리며 집밖으로 뛰쳐나가는 자식을 봤다。
3녀는 순간、멈춰 서 뒤돌아 본 다음・・・
「마마따윈 정말로 싫은 테치!」
라는 말을 내뱉은 다음 달아나버렸다。
그러나、달아났다고 해봤자、3녀는 집 바로 근처에 있는 나무 그늘 밑에 있었다。
친실장은 한숨을 내쉬며、편의점 봉투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꺼내고、점심을 차리기 시작했다。
「마마、3녀쨩을 데리고 와야 하지 않는 테치?」
「배가 고프면 어차피 돌아오는 데스!」
친실장은 걱정하는 차녀에게 쌀쌀맞게 대답했다。
장녀가 차녀와 함께 무언가 테치테치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마마、차녀쨩하고 4녀쨩이 3녀쨩을 데려와도 좋은 테치?」
친실장은 흘끗、자실장 자매와 나무그늘을 보았다。
그 다음 위험한 것은 보이지 않고、무슨 일이 생겨도 자신이 뛰쳐나갈 수 있는 거리라고 판단하고선 이렇게 대답했다。
「되는 데스、그래도 조심해서 가는 데스」
네、라며 2마리는 웃는 표정을 짓고선 텟치텟치거리며 뛰어갔다。
남겨진 장녀는 점심 준비를 도우면서、친실장에게 말을 했다。
「3녀쨩이 나쁘긴 해도、아무래도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인 테치」
「괴로운 건 다른 자들도 똑같은 데스、마마도 자실장일 때엔 괴로웠던 데스」
「집 안은 삭막한 테치、나비도 없는 테치、어두운 테치」
「마마가 보고 있을 땐、집 옆에서 놀아도 되는 데스」
「그래도、마마는 별로 집에 없는 테치……」
먹이가 심각할 정도로 부족한 상황이었다、친실장은 다리가 뻣뻣해질 정도로 먹이를 찾아다녔지만 가족이 겨우 살아갈 정도밖에 찾을 수 없었다。
아니、그렇게 고생해도 가끔 1끼를 걸러야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친실장은 자식들이 놀게 해줄 시간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마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데스……」
장녀는、친실장의 지쳤지만 후회하고 있는 표정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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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밑에 있던 3녀는 울어대면서、차녀와 4녀에게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제 돌아가잔 테치、3녀쨩」
「돌아가잔 테치ー」
3녀는 싫어 싫어라면서、눈물을 흘려댔다。
「놀고 싶은 테치 놀고 싶은 테치! 집 안은 좁고 깜깜한 테치!!」
3녀의 양 눈에서 눈물이 그치지 않는 것을 보고、차녀는 3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래도 밖은 마마가 없으면 위험한 테치」
「마마는 언제나 없는 테챠아! 돌아와도 잠만 자는 테치!」
「마마는 열심히 돌아다녀서 피곤한 테치。그것도 우리들을 위해 밥을 찾아다녀서 그런 테치」
3녀는 눈물로 질척거리는 얼굴을 들었다。
「그래도 마마는 와타치를 싫어하게 된 테챠ー」
「그렇지 않은 테치、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테치」
「그런 테치、3녀 오네쨩이 없으면 와타치타치(우리들)도 밥을 먹을 수 없는 테치」
차녀는 아직 흐느끼고 있는 3녀를 일으켜 세운 뒤、여동생 2마리와 함께 급히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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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테치」
3녀는 조심조심 골판지 안으로 들어가려했지만、입구엔 친실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친실장은 재빨리 3녀를 집어 들고、자신의 입 근처로 가져간 다음
「너무 울면 안 되는 데스ー。밥이 맛없어져버리는 데ー스」
할짝할짝 3녀의 얼굴을 핥아주었다。
무서워하고 있던 3녀도、핥아지자마자 테치테치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간지러운 테치ー」
「자、밥을 먹는 데ー스」
친실장은 3녀를 내려놓고、식기 대용으로 쓰던 플라스틱 판 앞에 앉혔다。그 판 위엔、야채 찌꺼기나 나무 열매、그리고 빵의 가장자리 부분이 있었다。
「빵의 가장자리 부분인 테치!!!!!!」
「오늘은 운 좋게 그걸 찾은 데ー스。자、모두 밥 먹잔 데스ーー」
실장석들은 각자 식기 대신으로 사용한 플라스틱 판 앞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다。
자실장들은 맜있다、맜있다라고 제각기 말했다。실제로、이번 식사는 양도 풍부하고 질도 좋아서 친실장도 만족하고 있었다。
……‘가끔은 배불리 먹여주고 싶은 데스’
친실장은 그렇게 자식들의 웃는 얼굴을 보며 절실하게 생각했다。
특히 빵의 가장자리 부분을 좋아하는 3녀가 떠들어대고 있었다、아까까지 가출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정도였다。
친실장은 3녀와 눈이 마주치자、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식사를 마친 후、친실장은 천천히 자식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밥을 충분히 찾은 데스、그러니까 오늘은 밥을 찾으러 나가지 않는 데스」
자실장 4자매는 아주 조용하게 있었다。
「그러니까、이제부터 밖에서 놀아도 되는 데ー스」
친실장이 찌그러진 탁구공을 휙 꺼내들자、자식들은 눈동자를 번득이며 그것을 바라보았다。
「공놀이해도 되는 테치!? 공놀이해도 되는 테치!?」
무척 흥분하고 있던 3녀를 보며、친실장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친실장은 좀처럼 탁구공을 가지고 놀지 못하게 했다、왜냐하면 탁구공이 어디로 굴러갈지도 모르고、그것을 쫓아간 자식이 어디로 갈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만큼 공놀이는 매우 위험한 놀이였다。
그러나、친실장이 지켜보고 있다면 문제는 없어진다、장녀가 휙 탁구공을 받아들고、여동생들을 재촉하며 밖으로 뛰어나갔다。
「오랜만인 테치!」
「실컷、실컷 노는 테챠!」
「탁구공 테치이!」
「대단한 테치이!」
자실장들은 테치테치、테치테치라고 크게 떠들어대면서、공을 굴리거나、던지면서 놀았다。
그것은 보잘 것 없는 놀이였지만、그녀들의 세계는 그런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했다。
친실장은 천천히 밖으로 나와서 놀고 있는 자식들의 모습을 보며 기뻐했다。
친실장이 느끼고 있는 감정은 행복감이라고、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렇게、가끔싹 놀게 해주지 않으면 안 되는 데스’
친실장은 자신의 자식들을 약간 엄하게 대하진 않았나、하고 반성했다。
……‘그래도 밥을 찾지 않으면 안 되고、좀처럼 쉽게 찾아지는 것도 아닌 데스’
탁구공이 친실장 발밑으로 굴러가자、4마리는 그 공을 쫓아갔다。
친실장이 차녀에게 공을 던져 돌려주자、4마리는 즐겁게 공을 쫓아갔다。
3녀는 잠시 선 다음、부모에게 이렇게 말했다。
「마마、정말로 사랑하는 테치!」
3녀는 즉시 달려가면서 멋쩍음을 감추려는 듯 했다。이어 장녀도 잠시 뒤돌아 친실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마마하고 3녀쨩이 다시 사이좋아져서 기쁜 테치! 기쁜 테치!」
친실장은 미소로써 대답했다。
친실장은 문득、자신도 간신히 놀 수 있었다는 것을 떠올렸다。그리고 거의 놀지 못했지만、그 시절 가족의 단란한 모습을 떠올리면서 포근한 기분을 느꼈다。
……‘슬슬、알려줄 때가 된 데스’
친실장은 작고 둥그런 사탕을 꺼냈다。오늘 친실장은 그 사탕과 더불어 거기에 붙어있던、과자까지 입수했던 것이다。
그것은 그녀가 쓰레기를 찾아다니면서 처음으로 얻은 대물이었다。
친실장은 그 사탕을 자식들이 번갈아 핥게 해주고、그 때 말썽이 일어나면、어떻게 혼내줄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식들은 달콤한 과자를 먹어본 적이 없는 데스、오늘은 추억과 함께 평생 잊을 수 없는 맛을 남길 것인 데스’。
……‘힘든 생애가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분명 잊지 못할 것인 데스’。
친실장은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방심한 것이었을까、친실장은 자신의 가족 곁으로 다가온 소년들을 눈치채지 못했다。
친실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한 소년이、재빠른 움직임으로 자실장을 향해 발을 내렸다。
「테베!」
「테베!」
「테에!」
「지!」
소년은 신발 밑에 더러운 것들을 지면에 비벼서 떼어내곤、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용무는 끝났다는 듯이 기다리고 있던 어미라고 여겨지는 실장석을 무시하고 떠나버렸다。
친실장은 자신의 자식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지만、갑작스러운 일에 아직 반쯤 웃고 있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갑작스러웠기에 머리는 이해했어도 얼굴은 행복한 미소가 남아있던 것이다。
친실장이 황급히 일어나자、사탕은 그대로 떨어져、지면에 눌러 붙은 얼룩 위로 굴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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