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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지 상자



내가 공원 옆을 지나가고 있을 때 무수히 많은 골판지 상자, 실장석의 집이 늘어서 있었다.

"실장석은 왜 골판지 상자에 사는 걸까?
가령, 신관이 없는 신사 마루 밑이나 주인없는 빈집 같은 데서 살면 될텐데.......
골판지 상자는 비에 젖으면 약해져서 매번 조달해야 하잖아!
학대파에게 걸리면 방화 당할 가능성도 있고, 동물에게 습격당하면 도망칠 수도 없이 죽지. 도대체 왜일까? "

잠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실장 한 마리가 내 앞으로 왔다.

"닌겐상! 뭔가 먹을 것을 주시는 데스!"

그렇게 말하니 나는 주머니에서 초콜렛을 꺼내.......

"이걸 줄테니 한가지 물어봐도 될까? 너희들은 왜 골판지에 사는 거냐?
골판지는 비가 세차게 내리면 흐물흐물해져 버리고, 오래되면 그때마다 조달해야 된다.
신사 마루 밑이나 가끔씩 보이는 나무 상자같은 게 더 튼튼하고 살기 편해서 좋다고 생각하지 않나? 왜 보금자리가 골판지 상자인데? " 라고 물었다.


그러자 실장은, "골판지 상자는 확실히 그런 단점도 있는 데스! 하지만 골판지 상자에 살고 있으면 언젠가 닌겐상에게 보내지는 데스!
사육실장이 되는 데스! 그렇게 매일 어린 시절에 마마에게 들었던 데스!
아직 그런 동족은 본 적이 없는 데스, 하지만 와타시는 마마의 말을 믿고 언젠간 사육실장이 될 수 있다고 믿으며 사는 데스! " 라고 내 눈을 똑바로 보고 말했다.









나는 "바보같은! 그럴리가 없잖아!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런가, 그런 날이 오면 좋겠네!" 라고 말하며 초콜릿을 주었다.
실장은 나에게 가볍게 인사하고 초콜릿을 가지고 골판지 상자로 돌아갔다.


얼마 후, 4년 만에 자치회 주최로 "꽃구경 축제" 라는 행사가 그 공원에서 열리게 되었다.
자치회비를 내는 주민 모두에게 꽃구경 도시락과 음료수 세트를 받을 수 있는 교환권이 배부되었다.
«다음주 일요일에 동네 공원에서 축제를 실시하오니 가족끼리 나들이 와주세요» 라는 편지도 붙어 있었다.
"그런가! 올해는 자치 회장이 교체된 모양이네! 이번 회장은 이런 행사를 열기 좋아하는 사람인가 보군."

꽃구경이 거행되기 사흘 전, 금요일 저녁에 공원 앞을 지나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청소하고 있었다.

갑자기, 그때 실장이 «싱글벙글»한 채로 다가와서는........
"닌겐상! 닌겐상! 드디어! 드디어! 소원이 이루어진 데스! 많은 닌겐상이 집씨를 옮겨주고 있는 데스! 
마마가 한 말은 사실이었던 데스! 와타시도 동족들도 사육실장인 데스! 곧 와타시의 집씨 차례인 데스! 그럼 이만~! 인 데스! " 그렇게 말하고 골판지 상자로 달려갔다.


공원 밖을 보니 실장 전용 쓰레기 수거차가 서 있었다.
거기로 골판지 상자가 계속해서 운반된다.
"실장 전용 쓰레기 수거차는 일반 쓰레기차와 달리 내부에 방음 장치가 되어 있다.
안에서 으깨지는 실장의 단말마와 그런 실장들의 냄새가 외부에 새나가지 않도록 되어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 녀석은 쓰레기차가 정말 자신들을 닌겐의 집에 보내줄 거라고 믿고 있는 건가! 
사육실장이 될 수 있다고 믿는 걸까!
이 공원에 이만큼 많은 실장이 있는데도, 길러질 수 있을 리 없다고 의심을 품는 놈은 한 마리도 없는 건가! 사육실장이 된다는 게 실장에게는 그렇게 큰 소망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니 아까 실장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실장이 작업자의 손으로 운반되었다.


실장은 내가 있는 쪽을 보고 너무도 기쁜 듯이 손을 흔들었다.
"쓰레기차의 회전판이 다가와 짓눌리는 순간, 자신들은 구제되는 것임을 깨닫기는 할까!
사육실장이 될 수 있다는 건 놈들 멋대로 지어낸 생각이지만, 굉장한 올렸다 떨어뜨리기구나! "
나는 그 실장이 버킷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고 공원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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