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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가게



교외에 있는 슈퍼마켓.

2층 대부분은 대형 백엔샵이 차지했고,
근처에는 철물점 체인인 홈센터도 있다.
그런 입지조건을 갖춰서 자주 이용한다.

그 한 귀퉁이에 햄버거 가게가 있고, 나는 언제나 앉는 창가 자리에 있었다.
내가 세워놓은 바이크가 보이는 이 자리가 마음에 들었다.

전면 유리로 된 커다란 창문 밖은 북풍이 불고 있다.
가게 안은 적당한 온도로 따듯하고, 밝은 음악도 차가운 몸을 덥힌다.

문득 밖을 바라보니 자실장 한 마리가 유리 너머로 가만히 이쪽을 보고 있었다.
찬바람을 맞아 떨고 있다.
친을 놓친 건지 아니면 구제된 건지...
어느 쪽이든 자 한 마리가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주문하신 메뉴 나왔습니다."

주문한 치즈버거 세트가 날라져 왔다.
봉투를 열고 덥석 문다.

유리에 찰싹 붙어 가만히 바라보는 오드아이.
치맛자락을 물고 입을 오물오물 움직이고 있다.
아양 떨거나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나름대로 영리할지도 모른다.


"배가 고파? 이거 줄게."

그 처량한 모습에 견딜 수 없어진 나는 빵을 조금 뜯어서
자실장 앞으로 가져간다.


...물론 유리 너머로.

밖에 나가면 따뜻해진 몸이 식는다.
무엇보다 식사 중에 자리를 뜨는 짓은 피하고 싶다.

그 빵을 잡기 위해 자실장은 열심히 유리를 두드린다.
두꺼운 유리 너머로는 그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자실장이 가져가지 않길래 부득이하게 내가 먹는다.

햄버거를 다 먹고 감자튀김으로 넘어간다.
내 흉내를 내는 건지 자실장은 자기 오른손을 빨고 있다.

...야야, 이 녀석 침 엄청 흘리네...
그런 흐뭇한 광경에 무심코 미소가 흘러나온다.

커피를 마시며 한 대 피운다.
나는 단 것을 좋아해서 설탕도 우유도 듬뿍.
여기는 요즘 보기 드문 흡연 가능한 음식점이다.
자실장은 내 얼굴과 빈 쟁반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마마가 아침밥을 찾으러 간 채로 돌아오지 않는 테치.

밖에 나가면 안 된다고 들었지만 배가 고픈 테치.

그래서 마마를 찾으러 나온 테치. 말한 거 안 지켜서 미안해요 테치.

계속 걸으니까 닝겐상의 아주 커다란 집이 보인 테치.

닝겐상이 잔뜩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테치. 무서운 테치.

나오는 닝겐상은 모두 마마처럼 하얀 봉지를 들고 있는 테치.

마마도 여기서 밥을 가져오는 게 분명한 테치.

좋은 냄새가 나는 테치.

닝겐상의 집에는 절대 들어가면 안 된다고 들은 테치.

그래서 여기서 기다리는 테치.

닝겐상이 뭘 먹고 있는 테치. 말랑말랑한 테치.

와타치도 말랑말랑 먹는 테치... 옷 맛없는 테치...

아? ...닝겐상, 그거 주는 테치? 고마운 테치.

그렇지만 절대로 애교 부리면 안 되는 테치. 제대로 고맙습니다 하는 테치.

...어라? 안 잡히는 테치... 안 잡히는 테치...

뭐가 있는 테치? 안 보이는 벽 테치?

아, 그건 본 적 있는 테치! 고소고소 테치!

마마가 딱 한 개 갖다 준 적이 있는 테치.

마마랑 반반 나눠서 먹은 테치.

좀 짰지만 맛있었던 테치...

닝겐상 것은 많은 테치...

손을 빨면 그때 맛이 떠오르는 테치...

...닝겐상, 전부 먹어버린 테치... 없어져 버린 테치...

...추운 테치... 배고픈 테치...


구해주는 테치...

구해주는 테치...

마마... 추운 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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