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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평화로운 두루마리 공원 1



한적한 오후 두루마리 공원.
애호파와 학대파가 두루두루 잘 섞여있는 이 공원은 오늘따라 날씨가 좋고 평화롭다.
그 덕에 한 친실장이 먹이를 잔뜩 얻어 집으로 돌아가는데.





"데스웅~ 오늘은 날씨가 화창한데스우~ 게다가 봉지 가득 먹을 것을 찾은데스우~
오늘은 뷔페데스. 오랜만에 장녀와 차녀를 배부르게 할 수 있는데스우~ 뎃데로게 뎃데로게~"

"기다리는테치! 마마!"

"데에?"





"마마! 좀 천천히 가는테치이! 마마 너무 빨라서 와타시 멀어져 버리는테츄!"

"데에...오마에는 누구인데스? 와타시는 오마에의 마마가 아닌데스!"

"마마~ 왜 그러는테츄~ 와타시를 벌써 잊어버린테츄? 마마의 자랑스러운 자인테츄!
와타시 밖에 잠깐 나갔다가 흉포한 오바상한테 쫓겨서 여기까지 온테치! 마마를 만나서 천만다행인테치!"

"데에에..."





"자~ 마마! 얼른 가는테츄! 모처럼 모은 밥이 다 상해버리는테츄!"

'테프프프. 와타시를 제외한 동족들은 머리가 똥인테치! 이렇게 대충 얼버무리면 머리가 나쁜 오바상은 와타시가 딸인 줄 알고 데려가는테치! 테프프프!'


자실장은 이틀째 친실장을 기다리다 오지 않자 나름대로 살아갈 생각을 했다. 친실장은 죽었거나 더 이상 돌아오지 못할 확률이 높다. 보존식도 이틀사이 다 먹어서 없다. 그래서 자실장은 자기를 키워줄 성체 실장을 물색한 결과 우연히 자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다는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성체를 발견한 것이다.


“마마~ 어서 어서 가는테치! 빨리빨리테치이~! 이제부턴 마마 말 잘 듣고 밖에 안나가겠는테츄웅~ 미안한테치~! 마마”

‘테프프프... 이렇게 정신없이 조르고 콧소리를 내면 똥오바상도 와타시에게 메로메로돼서 와타시를 자로 생각할 것인테츄~ 정말 빠가테치! 낙승인테치! 다음엔 닌겐을 노리는테치! 테프프프'

“마마! 어서어서 가는테치! 뭐하는테츄우?”





“공짜 자판기 아리가또데스우~”

“테츄?”


다른 동족과 경쟁해서 음식을 얻어 비닐봉지에 담아 갈 정도의 실장이 자신의 자도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지능도 그렇지만 실장석의 후각으로 자를 판별할 수 있는 것이다. 성체 실장 입장에서는 먹이가 스스로 와서 설치는 격. 마다할 리가 없다.


“그렇게 노예가 되는 게 소원이면 어쩔 수 없는데스우. 오마에를 독라달마로 만들고 오마에가 죽을 때까지 자를 낳게 해서 식량으로 쓰는데스. 오마에가 죽으면 그때 오마에를 먹는데스우. 데프프프.”

“테챠아아!!! 이럴 리가 없는테챠아!!! 와타시의 계산이! 어째서!”





“마마 우마우마 많은테치! 감사한테츄웅~”

“차녀는 참 예의 바른 착한 자인 데스우. 꼭꼭 씹어 먹는데스. 장녀도 어서 와서 밥 먹는데스~”

“테프프프~ 마마는 대단한테치! 드디어 와타시타치의 집에도 노예가 생긴테치! 노예는 똥이나 처먹는테치! 테프프프”

“자...잘못한테치! 와타시가 잘못한테치! 그러니까 제발 보내 달라는테치! 제발...테에에에엥...”


이후 오랫동안 독라 자실장은 자판기로 사용되다가 일가가 학대파에게 실각 당하고


“드디어 와타시는 자유를 얻은테치! 결국은 똥년들이 벌을 받은테치! 닌겐상~ 정말 고마운테치! 테햐햐~”


그렇게 기뻐하는 모습에 감동받은 학대파는 그 자실장을, 자판기 노예로 있던 기간의 갑절로, 오래오래 극진히 학대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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